2012년 5월 28일 월요일

지식에 목마른 아프리카.. 도서관 지어주는 사람들


입력 : 2012.05.26 03:15 | 수정 : 2012.05.26 18:59

[유엔세계관광기구 스텝재단]
아프리카인들, 학교·도서관 지어주면 문화 강요하는 걸로 여겨 처음엔 민감… 
5년 지나니 "우리 나라에도 좀…"

아프리카 가나(Ghana)의 한 고위공무원에 따르면 아프리카인들은 식민지배를 혹독한 착취나 노예무역보다 학교와 교회로 기억한다고 했다. 유럽인들이 학교와 교회를 통해 서구문화를 강요하고 자신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려 했다는 것.
 프람프람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작은 도서관’에 앉았다. 어린아이답게 영문 한국 전래동화를 꺼내들곤 이내 이야기 속에 빠져든다. / 김충령 기자
반면 최근 경제협력을 하러 아프리카를 찾는 중국인들은 종교시설은 물론 학교를 세우는 일도 찾아보기 어렵다. 독재국가의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대신 무상으로 정부 건물을 지어줘 독재자의 환심을 산다. 우리도 아프리카와 경제협력을 위해 중국과 같은 방법을 취해야 하는 것일까.

한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스텝(ST-EP)재단(이사장 도영심)의 생각은 다르다. 스텝재단은 국제기구 소속이지만 주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국내 기업의 지원금으로 아프리카 등 극빈국의 빈곤퇴치를 위한 활동을 하는 기관이다. 스텝재단은 아프리카인들이 '민감'해 하는 도서관 건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Accra) 근교 프람프람(Prampram) 초등학교에선 '고맙습니다, 작은 도서관'(Thank You Small Library)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학교 교사들과 관계 공무원의 표정에서 우려의 빛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도서관은 스텝재단이 지은 123번째 도서관이다. 스텝재단은 지난 2007년 아프리카 각국 학교에 도서관을 지어주는 '작은 도서관'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가나를 비롯해 나미비아·에티오피아·탄자니아·세네갈·남아공 등 16개국에 도서관을 조성했다. 스텝재단이 5년째 순수한 문맹퇴치 운동의 일환으로 지속적인 도서관 건립 활동을 벌이자, 처음엔 의심 어린 눈빛으로 지켜보던 아프리카인들도 재단 측에 다음 도서관을 자국에 건립해 달라고 부탁을 할 정도다.

이날 스텝재단은 프람프람 초등학교를 포함, 아크라 근교에 5개의 도서관을 추가로 건립했다. 우리의 초등학교 교실 크기만 한 도서관에 아프리카 도서 3000여권, 영문 한국 전래동화집 30권과 책장·책상·의자를 비치했다. 컴퓨터와 프린터 1대를 설치하고 각종 학용품 세트와 교육용 포스터도 갖추었다.

스텝재단 도영심 이사장은 어린 학생들에게 가나보다 더 빈곤했던 한국의 50~60년대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당부했다. 이 학교 교사인 린다(Linda)씨는 "아이들이 읽을 책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이 책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스텝재단 관계자는 "아프리카를 돈벌이의 대상으로만 보던 중국인들 때문에 최근 아프리카 내에선 반중감정이 높아지고 있다"며 "진정 아프리카와 경제협력을 원한다면, 장기적으로 아프리카의 교육·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스텝재단은 올해 중 세네갈·몽골 등 저개발국가에 추가로 도서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출처 : 조선일보 토일 섹션

2012년 5월 3일 목요일

기부의 즐거움


봉사활동, 기부활동의 핵심 키워드가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좋기 때문에’ 좋은 일을 했다면 이제는 내가 ‘즐겁기 때문에’ 좋은 일을 하는 시대다.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즐거운 이색 선행을 소개하고자 한다.

특이한 술도 마시고 기부도 하고 
1. 호주의 술집 ‘Shebeen’

최근 모든 것들이 그러하듯 술 역시도 다양함을 추구하는 시대다. 세계 여러 브랜드의 맥주를 모아 놓고 손님의 취향대로 골라먹을 수 있는 술집 역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 그 곳에서 에티오피아의 맥주를 본적이 있는가? 베트남의 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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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정확히 말하자면 개업 예정인 ‘Shebeen’에서는 개발도상국들의 술을 판다. Shebeen에서 술을 사게 되면, 가격 중 2$가 술을 제조한 국가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니까, 에티오피아에서 만들어진 맥주를 사면, 2$가 에티오피아에 있는 가난한 누군가의 소액 대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만약 베트남의 술을 산다면, 2$는 접대 교육을 받는 하노이 거리의 꼬마에게 가게 된다.

Shebeen에서는 ‘죄책감-동기부여’의 과정을 사용하지 않는다. 아프리카의 죽어가는 아이들을 보여줌으로써 내 삶이 얼마나 축복받은 삶인지 확인하고, 그로부터 오는 죄책감을 통해 기부를 유도하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저 당신이 할 일은 마시고 즐기는 것뿐이다. 술 한잔하면서 친구들과 즐기는 사이, 당신은 평소 생각지도 못한 개발도상국들의 국가적인 프로젝트에 일조하게 된다. (현재 Shebeen에서는 투자 기금을 모금하고 있다. 원하는 누구라도 Shebeen이 문을 여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가봐야 아는 재밌는 봉사활동2. 미국의 ‘Do Good Bus’

 Something store이라는 쇼핑몰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1$를 내면 선물 상자가 배달되는데, 상자를 받는 사람은 상자 안에 어떤 물건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 소소한 재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심심풀이로 이용 할 수 있는 서프라이즈 쇼핑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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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아이디어를 이용한 봉사활동 업체가 있다. 바로 ‘Do Good Bus’다. Do Good Bus는 어디서 어떻게 봉사활동을 시작해야 할 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딱 이다. 일단 버스에 올라타기만 하면, 도움이 필요한 곳에 데려다 주니 말이다. 사람들은 버스에 오르기 전까지는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 마치 서프라이즈 쇼핑몰의 상자처럼. 봉사활동의 종류는 다양하다. 아이들과 함께 주택을 만드는 일을 할 수도 있고, 길거리에 게릴라 정원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하게 될 수도 있다. 최근 Do Good Bus는 유명한 인디 밴드와 함께 북미 투어를 하면서 각 도시마다 봉사자들을 모으고 봉사활동을 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약 75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기꺼이 Do Good Bus에 올라탔다. 2012년 여름에도 다시 한 번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Do Good Bus는 주로 지역 내의 비영리 단체를 지원한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주위에 도움이 필요한 곳들이 많다는 것을 승객들에게 인식시키고자 함이다. 또한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점은 자원봉사자들에게 어떤 일이든 돕겠다는 ‘열린 마음’을 갖게 한다. 비밀 버스에 타는 승객들은 무슨 일이든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니 말이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봉사활동 현장에 투입된 사람들은 생각지 못한 일들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이내 함께 온 사람들과 어울리며 갑작스러운 상황 자체를 즐기게 된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는 경건한 마음 대신, 재미와 설렘을 안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에디터 유지윤 
Photo(CC) by blogography / flickr.com
Date : 2012.03.09 13:06
출처 : Benefit  http://benefitmag.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