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세계관광기구 스텝재단]
아프리카인들, 학교·도서관 지어주면 문화 강요하는 걸로 여겨 처음엔 민감…
5년 지나니 "우리 나라에도 좀…"
프람프람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작은 도서관’에 앉았다. 어린아이답게 영문 한국 전래동화를 꺼내들곤 이내 이야기 속에 빠져든다. / 김충령 기자

한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스텝(ST-EP)재단(이사장 도영심)의 생각은 다르다. 스텝재단은 국제기구 소속이지만 주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국내 기업의 지원금으로 아프리카 등 극빈국의 빈곤퇴치를 위한 활동을 하는 기관이다. 스텝재단은 아프리카인들이 '민감'해 하는 도서관 건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Accra) 근교 프람프람(Prampram) 초등학교에선 '고맙습니다, 작은 도서관'(Thank You Small Library)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학교 교사들과 관계 공무원의 표정에서 우려의 빛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도서관은 스텝재단이 지은 123번째 도서관이다. 스텝재단은 지난 2007년 아프리카 각국 학교에 도서관을 지어주는 '작은 도서관'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가나를 비롯해 나미비아·에티오피아·탄자니아·세네갈·남아공 등 16개국에 도서관을 조성했다. 스텝재단이 5년째 순수한 문맹퇴치 운동의 일환으로 지속적인 도서관 건립 활동을 벌이자, 처음엔 의심 어린 눈빛으로 지켜보던 아프리카인들도 재단 측에 다음 도서관을 자국에 건립해 달라고 부탁을 할 정도다.
이날 스텝재단은 프람프람 초등학교를 포함, 아크라 근교에 5개의 도서관을 추가로 건립했다. 우리의 초등학교 교실 크기만 한 도서관에 아프리카 도서 3000여권, 영문 한국 전래동화집 30권과 책장·책상·의자를 비치했다. 컴퓨터와 프린터 1대를 설치하고 각종 학용품 세트와 교육용 포스터도 갖추었다.
스텝재단 도영심 이사장은 어린 학생들에게 가나보다 더 빈곤했던 한국의 50~60년대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당부했다. 이 학교 교사인 린다(Linda)씨는 "아이들이 읽을 책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이 책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스텝재단 관계자는 "아프리카를 돈벌이의 대상으로만 보던 중국인들 때문에 최근 아프리카 내에선 반중감정이 높아지고 있다"며 "진정 아프리카와 경제협력을 원한다면, 장기적으로 아프리카의 교육·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스텝재단은 올해 중 세네갈·몽골 등 저개발국가에 추가로 도서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출처 : 조선일보 토일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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