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5일 일요일

미래 성장동력을 사회공헌 활동 통해 찾아라

기사입력 2009-10-20 15:28 최종수정 2009-10-20 15:49

◆ 제1회 글로벌 헬스케어 포럼 ◆

헬스케어산업은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으면서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보건의료산업은 일반 기업들처럼 수익창출에 올인할 수 없다. 의료와 약품은 대표적인 공공재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생명과 질병을 담보로 벌어들인 수익 중 일부를 또다시 가난하고 아픈 환자들을 위해 써야 헬스케어 산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3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헬스케어 산업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열린 세계지식포럼 글로벌 헬스케어세션에서 제기됐다. 이 세션의 연사로는 유영학 보건복지가족부 차관, 리치 배거 화이자 선임부회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참여했고 장영철 경희대 교수가 토론 진행을 맡았다.

연사들은 "기업들이 돈을 벌어서 조금 쓴다는 개념이 아니라 기부를 통해 스스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적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며 "제약기업들이 다양한 공헌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유영학 보건복지부 차관=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는 세계경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복지지원 외에 민간 차원 복지지원과 사회공헌 활동이 더 절실해지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는 주변을 돕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었다. 나눔의 문화를 살려서 더불어 살려고 하는 미풍양속이었다.

얼마 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사회공헌 활동과 관련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8명(78%)이 사회공헌 활동을 잘 이행하는 기업의 제품을 비싸더라도 구입하겠다고 답했다. 또 10명 중 7명(69.3%)은 사회공헌 기업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은 값싸고 질 좋은 약을 제공하며 사회적 책무를 하고 있다. 북한, 동남아 지진피해 주민에게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의약품을 지원해오고 있다. 환자 및 환자가족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주고 문화적인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민간의 사회공헌은 자율적, 자발적으로 이뤄질 때 가치가 있다. 그래서 정부정책은 민간과 파트너십 구축, 기반 시스템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지금까지 무차별적으로 했지만 이제 전략적, 체계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복지부는 2007년부터 민간 차원의 사회공헌을 지원하기 위해 사회공헌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단순한 자원봉사를 벗어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기업과 수요자, NGO를 연결하는 데이터 베이스 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사회공헌 기업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고 나눔의 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정부도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

◆ 리치 배거 화이자 선임부회장=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기업의 책임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 령은 "지난 몇 십 년간 한국 기업이 크게 성장했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성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업 책임성은 세계 어디에 있든 민ㆍ관의 인식에 따라 용어가 다르겠지만 개념은 보편적이다.

1800년대에는 책임성 없는 수익 추구에만 몰입되어 기업들은 돈벌이에만 관심을 가졌다. 1900년에는 기업활동의 부정적 영향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이 대두했다. 2000년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서 기업 책임성(CR)으로 개념이 바뀌면서 기업의 적극성이 강조되고 있다.

제약 및 바이오를 비롯한 생명공학 부문에서 비즈니스 모델은 연구개발(R&D) 단계부터 모든 단계에 걸쳐서 기업 책임성이 포함돼 있다. 바이오 메디컬연구는 여러 회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해 기업 책임성이 R&D의 일부로 포함돼 있다.

화이자에서는 기업 책임성이 비즈니스 활동과 직결돼 있다. 화이자는 새로운 의약품을 전 세계에 전달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미래를 감안해 이뤄지는 것이다. 화이자가 사회 책임성을 기꺼이 다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정부, NGO, 환자,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접근 전략(Global Access Strategy)`은 화이자가 한 회사로서 갖고 있는 목적 중 하나로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글로벌 접근 전략에는 기업 직원들도 포함돼 있다. 글로벌 헬스 프로그램을 통해서 직원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11명의 직원들이 39개국에서 NGO, 지자체와 협력을 통한 지식공유 및 솔루션을 모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미래 지도자를 육성하고 사기진작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한국 기업의 사회공헌 역사는 짧지만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 발전하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가 통용되는 국제화시대인 만큼, OECD 가이드 라인이나 국제적인 관행을 빨리 준비하는 자가 훌륭한 기업을 만들 수 있다.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은 아직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경영보고서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형식적이고 그 내용 역시 충분하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 발표 따르면, 32점 정도를 주고 있다.

전경련의 사회공헌백서를 보면, 외형적 금액은 2007년 말 현재 2조원에 달한다. 금액만 따지면 선진국 못지않다. 많은 기업이 사회공헌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등 많이 발전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윤리적인 문제도 남아있고 단순한 기부에 그치고 있다. 또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필요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CSR전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제약회사들을 보면 유한양행은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내용 자체도 우수하지만 최선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대주주들이 사회공익법인들이다. 대웅제약은 나름대로 잘 하고 있다. 아름다운 가게와 관계를 맺고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 가게를 하나 만들어주고 그 가게의 수익을 계속 자선활동에 쓰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 핵심은 집중하는 데 있다. 많은 사업을 하는 것보다 의미 있고 특색 있는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노보 노디스크는 당뇨에, 사노피 아벤티스 코리아는 환아들을 위한 `초록산타`를 후원하고 있다.

또 GSK는 간염환자에, 한국화이자는 `사랑의 병원 그림축제`를 후원해 밝고 웃음을 선사하는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는 외형적인 기부 금액이 다른 업종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보면 해석이 달라진다. 많은 기부금이 대형 병원의 시설비 지원으로 일종의 홍보비라는 비판이 있다. 이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시설비 외에 다른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트렌드를 보면 단순한 기부 단계에서 참여,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단계로 발전해가고 있다. 보스턴대학 기업시민센터장은 "가장 높은 단계의 사회공헌은 아예 게임 자체를 바꿔 본래 목적인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단순히 의약품 제공이 아니라 정부 및 민간단체와 협력해 소셜 체인지(Social Changeㆍ사회변동)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박기택 기자 / MK헬스 = 이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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