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30일 화요일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공익 소셜네트워크 선보여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인 크리스 휴즈가 공익적인 성격의 소셜네트워크 '주모닷컴'(http://www.jumo.com)을 선보였다고 IT전문 미디어 매셔블(Mashable)를 인용해 CNN인터넷판이 30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주모닷컴'은 이용자들이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운동을 발견하고 추종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기본적으로 페이스북과 유사하게 작동되는 이 사이트에는 무려 3천500개 단체가 게시돼 있다.

ID 하나로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로그인하거나 연계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 '페이스북 커넥트'를 통해 가입하면 개별 페이지를 가진 각종 '이슈'를 선택해 관심 있는 사회운동을 찾아볼 수 있다.

'이슈'를 선택한 뒤 교육 관련의 경우 교육개혁, 학교문제 등 보다 특정 이슈로 세분화해서 보거나, 지지하고 싶은 각종 구체적인 '프로젝트'(사업계획) 별로 검색해 볼 수 있도록 분류돼 있다.

이 사이트는 페이스북과 유사한 '뉴스피드'코너를 통해 이용자들이 지지하고 추종하는 이슈나 프로젝트와 관련한 최신 자료들을 볼 수도 있고 페이스북과 같은 '좋아요(like)'버튼도 있으며, 페이스북과 이 버튼을 공유해 페이스북의 친구들과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휴즈는 "이 사이트의 임무는 이용자들이 가능한 한 쉬운 방법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단체를 발견하고 그들과 실제적인 방법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즈는 하버드대학교에 재학 중인 2004년 마크 주커버그, 더스틴 모스코비츠와 함께 페이스북을 공동 창업한 인물로, 2007년 페이스북을 떠난 뒤 오바마 대통령 선거대책본부에 참여해 온라인 부문을 담당했으며 현재 비영리 단체 '주모'를 이끌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사이트에 자신이 진행하는 사회 또는 환경 관련 이슈와 관련이 있는 프로젝트를 직접 게시할 수도 있다.

휴즈는 "누구나 이 사이트에 자신의 계정이나 단체의 페이지를 만들 수 있으며, 국세청의 조사가 따르겠지만 기부버튼을 통해 기금도 모을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nadoo1@yna.co.kr 기사입력 2010-12-01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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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3일 화요일

3년간 100개 도시를 더 똑똑하게, 행복하게 - 스마터 시티 챌린지

며칠전 IBM 은 새로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전세계 100여개 도시에 5천만 달러 (한화 500억) 상당의 기술과 서비스를 투자해 지능형 도시로의 변화를 지원하는 ‘스마터 시티 챌린지(Smarter Cities Challenge)’ 프로그램이 그 내용인데요, 참가 하는 100개 도시에 IBM 및 주요 도시 전문가를 파견하여 헬스케어, 교육, 안전, 복지, 교통, 통신,지속적인 성장, 예산관리, 에너지, 각종 시설 행정관련 현안에 새로운 전략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지난 2009년 베트남 호치민시에도 유사한 프로젝트가 진행, 캐나다, 인도, 영국 및 미국의 IBM 도시 전문가들은 호치민시(HCMC)에서 약 한 달간 근무하며 시범Smarter Cities 로드맵을 개발한 바 있습니다. IBM의 전문가들은 호치민시(HCMC) 내부 및 주변의 식품 공급망을 연결하여, 식품 안전 문제를 추적하고 신속한 응답 기능을 구축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신기술이 무엇인지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호치민시 내부 및 주변의 교통수단을 분석하고 여러 교통 시스템의 데이터를 연결함으로써 교통 혼잡을 줄이고 대중 교통 수단의 이용을 활성화하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이 로드맵은 교통 수단, 식품 안전, 수자원 관리 및 기술 혁신에 대한 부문별 권장사항과 더 똑똑한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비전에 다가설 수 있는 7가지 최우선 시범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IBM이 발표한 ‘스마터 시티 챌린지’ 프로그램은 IBM의 기술력과 지난 3년 동안 기업봉사단(Corporate Service Corps; CSC)을 진행하며 쌓은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회 공헌 활동이라는 점입니다. IBM의 기업봉사단은 IBM내에서 기술, 연구개발, 마케팅, 금융, 비즈니스 개발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직원으로 구성, 베트남 호치민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중국 청도, 폴란드 카토비체 등에 파견된 바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재물이나 노동력을 기부하는 일반적인 사회공헌 방식과 달리IBM 직원들이 가진 재능을 사회에 기부함으로써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사회 발전에 이바지 해왔다는 것이 가장 큰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IBM은 이미 ‘스마터 시티 챌린지’ 성공을 위해 메릴랜드 볼티모어, 텍사스 오스틴, 노스캐롤라이나 메클렌버그 카운티에서 시범 프로젝트를 마쳤거나 진행 중 이며 여기에서 얻은 통찰력으로 IBM의 역량을 최대로 이끌어내고 타 도시의 모델로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각각의 프로그램에는 비용으로 따지면 약 40만 달러가 투입, 각 팀은 IBM 최고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되며, 공공, 민간, 비영리서비스 부문 관계자와 공조해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일 방침입니다.

그럼 가장 궁금한 것은, 어떤 도시가 이 프로그램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점인데요? 기본적으로 전세계의 모든 ‘도시’ 는 지원이 가능합니다. 지원도시는 IBM 지원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1-3 가지 문제점 또는 기회 설명하고 IBM 이 제시하는 인적자원 및 각종 Tool 등(약 5억원 상당)을 활용하여 해당 문제를 혁신적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지원서에 담아 12월 말까지 웹을 통해 제출하면 됩니다.


‘스마터 시티 챌린지’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거나 더 상세한 정보를 원하는 지방자치단체는
1) 행사 홈페이지(www.smartercitieschallenge.org)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2) 한글 소개 자료는 아래 출처에서 다운로드를 하세요.

출처 : http://smarterplanet.co.kr/archives/3825

2010년 11월 22일 월요일

[송희영 칼럼] 기부금 강탈 막는 법

자선·종교 단체, 대학은 기부금은 우리가 알아서 쓰니
관여말라는 태도다 미국은 공익단체 등급 매긴다
회계장부 공개 안 하면 세금감면 혜택 주지 말아야
성금이나 기부금을 멋대로 빼 쓰는 사람은 두 번 죄를 짓는다. 기부자의 뜻을 배신하면서 한 번, 그 돈을 자기를 위해서 쓰면서 또 한 번이다. 욕심을 버리는 인간의 행위를 가장 탐욕(貪慾)스럽게 갉아먹는 인간의 모습이 기부금 털어먹기다.

국내 자선단체에는 곱빼기로 죄를 짓는 줄 모르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사랑의 열매'에서는 기부받은 상품권 30매가 사라졌다. '언제 100도를 넘어 펄펄 끓을까' 하며 연말마다 애태웠던 '사랑의 온도탑'에서도 직원들이 돈을 슬쩍 횡령했다.

아이티 이재민을 돕자고 재촉하던 대한적십자사도 성금을 대부분 정기예금에 넣어두고 이자를 불리고 있었다. 현지에 달려갔던 봉사단은 호텔에 머물고 소주를 마시며 성금을 썼다. 먼지, 피투성이로 얼룩진 아이들 얼굴을 보며 1004 전화 버튼을 눌렀던 사람들 눈에는 아무래도 아이티 투어를 즐기러 간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수천억 비자금 얘기가 춤추는 세상에서 몇 백만원, 몇 천만원쯤 허투루 쓰였다고 트집잡기가 민망하다. 그동안 쌓아온 선행(善行) 마일리지로 충분히 덮어줄 수 있는 귀여운 악행(惡行) 정도로 넘어가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해명하고 뒷수습하는 과정이 가관이다. 소액 빼먹기나 한 잔 마시는 일이 늘 있었던 관행처럼 말한다. 상세한 설명도 부족하고 무릎 꿇는 모습의 반성이나 사과도 없다. 소소한 횡령은 월급만으로 살기 힘든 직원들을 배려한 내부 자선 활동이란 말인가. 기부자의 눈총 따위는 피하지 않은 채 당당하다.

시카고대학이 명문으로 성장하던 때 존 록펠러가 가장 큰돈을 기부했다. 어느 해 졸업식에 록펠러가 참석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학은 록펠러 찬양가를 작곡했고 합창단을 훈련시켰다. 록펠러는 그 졸업식에 가지 못했으나, 예배당을 비롯한 많은 건물에 그의 이름이 새겨졌다.

기부자 찬양가를 창작한 한국 대학은 아직 없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도리어 몇 해 전 400억원을 쾌척한 고려대에서 봉변을 당했다. 명예박사학위 수여식은 반대시위에 밀려 제대로 치러지지 못했다. 대학 측이 감사 표시로 한턱 내는 만찬 자리에도 이 회장은 참석하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기부받는 쪽이 기부하는 쪽을 거역하고 애먹이는 일이 너무 잦다. 엉뚱한 곳에 기부금을 돌려쓰다가 기부자로부터 소송을 당한 대학도 한둘이 아니다. 자선단체나 대학이나 종교단체나 기부금을 받아 챙긴 다음에는 '우리가 알아서 쓸 테니 관심을 갖지 마라'는 태도를 보인다.

기부금이 들어가면 그 후에 어떻게 쓰였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성금 받는 쪽의 선의(善意)만 믿고 흔쾌히 맡기기에는 의혹을 떨쳐 버릴 수 없는 사건은 계속 발생한다. 교회나 절을 통해 정치자금을 주고받거나 검은돈을 세탁하는 비리도 적지 않다. 모금 담당자들은 개인 기부가 적다고 한탄할 뿐, 신뢰도를 높일 일은 하지 않는다.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별 넷(★★★★), 클린턴재단-월드비전 ★★★★, 시카고역사박물관 ★, 미국적십자사 A+, 동물학대보호 A+, 홈리스 전국연대 A-, 브루킹스연구소 A-….

미국서는 공익단체에 등급을 매겨 평가하고 감시하는 시민운동이 활발하다. 안심하고 기부금을 낼만한 곳을 추천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인기다. 뭔가 감추는 곳에는 가차없이 F학점을 매기고 직원 월급을 많이 주는 곳, 행사 경비를 낭비하는 곳 명단도 공개한다.

국내 자선단체, 종교단체에도 회계장부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 미국처럼 대표자-임원의 월급과 이력서를 공개하고, 회계사 검증을 거친 수입-지출 내력을 발표하도록 해야 한다. 기부금을 낸 사람에게 그 돈을 어떻게 썼는지 알 권리를 찾아줘야 한다.

몇 해 전 강남의 초대형 교회가 미국의 자선단체 평가기관에서 좋은 등급을 받으려고 시도했었다. 하지만 좀체 해명이 안 되는 지출 항목이 회계장부에 너무 많아 서류제출도 못 하고 포기했다. 스스로 깨끗하다고 자부했던 교회가 이런 판에 다른 곳은 더 따질 필요가 없다.

자선단체든, 교회든, 절이든, 기부금을 받는 곳에는 세금 감면 특혜가 따른다. 장부를 활짝 공개하지 않는 곳에는 세금감면 혜택을 주지 않는 법 조문을 만들어야 한다. 성금 받는 손이 맑아 보이면 기부금은 절로 늘어난다.

*미국의 공익단체 평가 사이트

www.charitynavigator.org,
www.charitywatch.org,
www.bbb.org/us

출처 : 조선일보

2010년 11월 1일 월요일

'트위터로 이룬 기적'…전국 동시 강연기부

[연합] 입력 2010.10.31 00:28

'전국 동시 강연 기부'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30일 오후 2시 서울, 인천, 대전 등 전국의 29개 도서관에서는 일제히 과학강연이 펼쳐졌다.

도서관마다 2∼3명의 연구기관 연구원과 의사, 교수, 대학원생 등이 각자의 전공에 맞는 내용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과학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냈다.

일부 도서관에서는 음악가 등이 공연 기부를 펼치기도 했다.

또 도서관을 가득 채운 채 강연을 들은 청소년에게는 수천권의 과학도서가 전해졌다.

이날 강연 기부에는 '10월의 하늘'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1957년 10월 어느 날 미국 탄광촌에 살던 한 소년이 당시 소련에서 인공위성이 발사됐다는 뉴스를 보고 로켓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되고 이후 주위의 냉대 등을 극복하고 마침내 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가 된다는 내용을 다룬 영화 제목(October Sky)에서 따왔다.

'10월의 하늘' 강연 기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 공학과 정재승(38) 교수가 지난 9월 4일 트위터에 "과학 강연을 듣기 어려운 지역의 청소년에게 강연 기부를 해주실 분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순식간에 강연 기부자와 책 기증자, 자원봉사자 등으로 나서겠다는 댓글이 쇄도, 전국 동시 강연 기부는 성사됐다.

정 교수는 "지금의 과학자도 과거 누군가의 한마디로 우주와 자연과 생명의 경이로움에 매혹돼 과학자를 꿈꾸게 된 것처럼 자라나는 청소년, 특히 과학강연을 접하기 쉽지 않은 지역의 청소년에게 그런 계기를 마련해주려고 강연 기부를 계획했다"며 "오늘 강연을 들은 청소년이 먼 훗날 강연 기부자로 나서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을 들은 한 트위터리안도 "과학자란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라는 말에 큰 영감을 얻었다"며 "가까운 미래 누군가는 '2010년 10월 30일 10월의 하늘 그 순간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말할 사람이 반드시 나올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출처 : (연합뉴스)


우선은 정재승 교수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멋진 꿈을 아이들에게 품어 주시니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진 것일 것입니다. 하나의 작은 모임이 세상을 바꿀 수 있겠다는 것을 공감했습니다.
이 강연을 마을 도서관에서 이루신다니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사서로서 저는 아무것도 도움이 못되어 드렸지만 멀리서 응원하였습니다.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올라 오는 참여자들의 글을 읽으며 여러번 감동 먹었습니다.
저도 내년에는 액션을 취할 수 있는 후원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0월 30일 하늘은 참 맑고 높았습니다. 또한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10월 18일 월요일

나눔 문화 확산에 찬물 끼얹나

“기부를 취소하고 싶습니다.” “다시는 기부를 안 하게 될 것 같네요.”

18일 오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온라인 게시판에는 기부를 취소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원망의 목소리는 물론, 심한 배신감에 욕설까지 내뱉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법정 전문모금기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감사에서 드러난 각종 비리와 부정사건이 나눔문화 확산에 동참하던 소액기부자들의 순수한 기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감사에서 드러난 비리와 부정사건은 ‘나눔으로 행복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내건 공동모금회에서 벌어졌으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상식 이하의 수준이어서 더욱 충격적이다. 모금회의 한 사무처장은 몇년 전부터 수천만원에 달하는 모금액을 백수십여 차례에 걸쳐 유용했으며, 또 다른 팀장은 친인척 업체에 계약을 맡기고, 개인적으로 유용한 성금을 분실처리하기 위해 뻔뻔하게 장부를 조작하는 팀장도 있었다. 직원들의 비리는 기관차원에서도 철저히 관리되지도 못했고, 공동모금회는 해당 직원을 형사고발조치 없이 자체 징계 등 미봉책으로 덮으려 했다.

불과 며칠 전에 드러났던 대한적십자사의 아이티성금 유용사건과 함께 이번 사건은 과거 기업이나 재력가 중심에서 이뤄지던 기부의 흐름이 최근 소액 개인 기부자로 확산되던 상황에서 벌어져 더욱 안타까운 대목이다. 어려운 이웃과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하라고 기부한 순수한 기금이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쓰였다는 사실은 기부자의 기부의욕을 상실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나눔의 상징이었던 ‘사랑의 열매’가 썩어가도록 수년 동안 방치했던 관계당국의 무책임도 피할 수 없다.

정부가 뒤늦게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이미 기부자들은 큰 상처를 받았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모금기관이 앞으로 소외계층을 위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이용권 사회부기자 freeuse@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 2010-10-18 11:54

출처 : 문화일보

2010년 9월 27일 월요일

모금스쿨: 문화예술분야 기부금 모집 전문가 양성과정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모금스쿨: 문화예술분야 기부금 모집 전문가 양성과정> 수강신청 안내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는 문화예술 기획경영 분야 종사자들의 역량강화 및 기관단체의 자생력 향상에 기여하고자 예술경영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문화예술 기획경영 아카데미', '지역문화 아카데미', '국제교류 아카데미'가 '예술경영 아카데미'로 통합되어 운영됩니다.

<모금스쿨: 문화예술분야 기부금 모집 전문가 양성과정>은 문화예술분야 기획경영 종사자들의 기부금 모집(모금)을 통한 재원조성 및 운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개설된 강좌입니다. 오는 10월 5일(화)부터 11월 11일(목)까지 총 6주간 주 2회 (매주 화, 목, 1회 3시간)로 운영되는 단기집중코스로 모금 프로세스에 맞추어 기부금 모집 실무를 익힐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기부문화 및 정책, 관련 법규 및 제도와 관련한 주요 정보와 이슈를 함께 접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강의에서는 수강생들이 직접 구상해본 기부금 모집 전략 및 프로세스를 함께 공유하고 진단받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됩니다.

기부금 모집을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중인 단체의 담당자, 기부금 모집 전문가로 경력개발을 원하는 종사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1. 교육목표
○ 기부금 모집(모금) 실무를 통한 재원조성 및 운용 역량 강화
○ 기부 정책 및 현황에 대한 이해제공

2. 교육개요
○ 강좌명 : 모금스쿨 - 문화예술분야 기부금 모집 전문가 양성과정
○ 교육기간 : 2010. 10.5(화) ~ 11.11(목) 매주 화, 목 저녁6시~9시
○ 교육장소 :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연습실 세미나실 (약도첨부)
○ 교육대상 및 인원 : 다음의 기준에 해당되는 항목이 1개 이상인 문화예술기관 및 단체 담당자 총 40명
- 문화예술분야 기부금 모집(모금) 전문가로 경력개발을 원하는 기획경영 분야 종사자
- 기부금 모집(모금)을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문화예술기관 및 단체 재원조성 담당자
- 전문예술법인단체 재원조성 담당자
○ 선발방법 : 온라인 수강신청 후 선정
○ 수강생 모집 : 2010. 9. 16(목) ~ 10. 1(금) 13시까지
※ 신청자 수가 정원의 2배수를 넘을 경우 조기 마감될 수 있음
○ 수강생 발표 : 2010. 10. 1(금) 15시 이후 (수강대상자 이메일, SMS을 통해 개별 공지)
○ 교육참가비 : 무료

3. 교육내용
※ 이번 교육 프로그램에는 (주)도움과 나눔 모금 전문 컨설턴트와 기부 관련 전문 연구자 및 정책가가 함께 합니다. 강사 사정에 따라 세부내용은 변경 가능합니다.
일 자 / 강의명 (시간) / 세부내용

10/5 / (화) / 모금개론
(18시~21시, 3H)
- 비영리기관과 모금
- 모금과 펀드레이저
- 모금 조직 및 리더십 평가, 미션과 비전 평가

10/7 / (목) / 기부자 현황 분석(18시~21시, 3H)
기부자 현황분석 Ⅰ(1.5H)
- 최근 개인 및 기업 기부 현황 분석
- 기부자 유형별 기부 동기 및 패턴 분석

기부자 현황분석 Ⅱ (1.5H)
- 문화예술분야 국내외 우수 기부금 모금 및 활용 사례

10/12 / (화) / 모금 전략수립 (18시~21시, 3H)
- 모금 명분 설정
- 모금 방식 및 전략 선택
- 모금 목표액 설정, 기부표 작성
- 문화예술 단체 모금 전략

10/14 / (목) / 기부금품 모집 제도 및 법규의 이해(18시~21시, 3H)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의 이해 (2H)
- 기부금품모집 법률의 변화 개요
- 기부금품의 손비처리
- 지정기부금단체 및 기부금대상민간단체의 구분과 신청절차

전문예술법인단체 지정제도의 활용(1H)
- 기부금품 모집 관련 전문예술법인단체 지정 제도의 이해, 신청 방법 및 혜택 사항

10/19 / (화) / 모금 상품 디자인(18시~21시, 3H)
- 전략적인 모금 상품 디자인과 모금 전략

10/21 / (목) / 문화예술분야로의 기업기부(18시~21시, 3H)
- 최근 기업의 사회공헌 및 기부/협찬의 흐름 개괄
- 기업입장에서 본 문화예술분야의 기부 메리트
- 문화예술분야 기업기부 활성화를 위한 제언 및 전체 토론

10/26 / (화) / 모금 프로세스 기획 (18시~21시, 3H)
- 모금방법별 프로세스 기획
- 잠재기부자 분석 및 전략
- 중간점검 및 모금평가 기획

10/28 / (목) / 모금 홍보 및 마케팅(18시~21시, 3H)
- 모금 상품별 홍보 전략 수립
- 모금 상품 홍보 캠페인 실행
- 스토리텔링과 모금

11/2 / (화) / 디지털 미디어 활용 모금 (18시~21시, 3H)
- 포털사이트 연계 UCC 온라인 모금 프로그램
- 싸이월드 도토리 활용 모금
- 트위터레이징 (트위터 활용 모금)
- 유투브 다운로드 모금

11/4 / (목) / 기부자 관리 및 보상 (18시~21시, 3H)
- 기부자 관리 및 예우 프로그램 디자인

11/9 / (화) / 장기적인 모금 시스템 확립(18시~21시, 3H)
- 모금 친화적인 조직 문화 확산
- 조직의 시스템적 환경
- 모금 트렌드 읽기

11/11 / (목) / 수립 전략 및 프로세스 진단/(18시~21시, 3H)
- 단체 진단에서 전략 수립, 모금 상품 디자인, 홍보 마케팅 방안 등 연수자들이 직접 설계한 모금 프로세스 및 전략에 대한 진단 제공
- 문화예술분야 모금 활성화 전망을 모색하기 위한 전체 토론

4. 수강신청 안내
○ 수강신청 기간 : 2010. 9. 16(목) ~10. 1(금) 13시까지
※ 신청자 수가 정원의 2배수를 넘을 경우 조기 마감될 수 있음
○ 수강자 발표 : 2010. 10. 1(금) 15시 이후 (수강대상자 이메일, SMS을 통해 개별 공지)
○ 선발방법 : 온라인 수강신청 후 선정

■ 주의 사항
- 문화예술분야 기부금 모집 전문가 양성 과정의 일환으로 총 6주간 주 2회 (1회, 3시간)로 운영되는 단기집중코스입니다. 기부금 모집 프로세스에 따라 각 강의들이 설계되어 있어 전과정을 이수하셔야 전략 수립과 프로세스 설계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강의에서는 수강생들이 직접 설계해본 기부금 모집 전략 및 프로세스를 함께 공유하고 진단받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됩니다.
- 수강자로 선발되었으나 무단으로 출석하지 않은 경우, 아카데미 타 과정 신청 시 수강자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 교육종료 후 수료증이 발급됩니다. (100% 출석자에 한함)

■ 문 의
○ 전화: 02-708-2211 (최효혁 / 예술경영지원센터 기획지원부)
○ 이메일: academy@gokams.or.kr

■ 주 최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 후 원 : 문화체육관광부

■ 장소협조 : (재)서울문화재단

2010년 9월 25일 토요일

버핏처럼 `통 큰` 기부 한국서 힘든 이유

주식 = 지분 5% 초과분 증여세 내야
재능 = "현금화 어렵다" 세제혜택 無

◆ 나눔 바이러스가 퍼진다 ③ 너도 나도 동참 대열에 ◆


전 세계에서 기부문화에 앞장서고 있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그는 지난 7월 자신이 보유 중인 버크셔해서웨이 B주 2454만주를 자선단체 5곳에 기증했다. 7월 1일 종가(78.81달러)로만 따져도 19억3000만달러(2조23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버핏 회장이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함께 발표한 `기부 서약` 일환이었다. 버핏 회장은 앞으로도 매년 자신이 보유한 버크셔해서웨이 주식 4%를 기부할 계획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버핏 회장과 같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대하기 힘들다. 당장 제도 등에 가로막혀 지분 등을 기부하는 데 현실적인 장벽이 많기 때문이다. 국세청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기업 지분 5% 이상을 기부할 때는 5% 초과분에 대해서는 증여세(10~50%)를 내야 한다. 나눔, 기부 등을 실천하려고 해도 지분이 5%를 넘어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증여와 다를 것이 없는 셈이다.

지분을 일정 기간 보유한 뒤에 주식을 팔 때도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고스란히 다 내야 한다. 주식을 기부할 때는 기부 시점 주가를 기부금액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는 "주식으로 기부하려는 분이 있다면 팔아서 현금으로 달라고 부탁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한 기업 CEO께서 주식으로 기부하는 대신 오랫동안 보유해 달라는 요청을 거절했다"며 "기부금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부동산을 기부받을 때도 `좋기는 하지만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선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 기부 관련 제도들은 모두 `현금 기부`에 맞춰져 있다. 이렇다 보니 현금이 아닌 다른 것을 기부할 때는 불편함이 생겨나는 것이다. 특히나 최근에는 물품, 재능 등으로 기부ㆍ나눔 문화가 확산ㆍ진화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제도 등은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등에서는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나눔에 대한 기본원칙을 `현금 기부`로 한정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가령 돈을 기부하면 세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있지만 당장 현금으로 가치를 따지기 힘든 재능 기부 등은 아무런 혜택이 없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부문화를 뿌리 내리기 위해선 기부가 저절로 확산되길 기다리기보다는 세액공제 등 제도적 지원도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필요한 사회단체 등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 등도 시급한 과제다. 국제기부문화심포지엄 `기빙코리아 2008`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기부를 회피하는 이유로 응답자 중 14.5%가 기부 대상이 되는 단체에 대한 불신을 꼽았다. 불신이 커지는 것은 자금 사용처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공익재단 자금 집행 등에 대한 공개는 국세청을 통한 공시가 전부다.

그래서 공익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일부 단체가 저지른 잘못이 사회 전반에 걸쳐 기부문화 확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강제적인 투명성 제고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할 정도다.

[정욱 기자] 기사입력 2010.09.17 15:11:46 | 최종수정 2010.09.17 17: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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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13일 월요일

모금전문가 시대가 온다 전문적인 권선 통해 사회참여 확대

2010년 08월 30일 (월) 10:50:56


권선은 육바라밀의 우선 덕목인 보시와 직접 맞닿아 있어 권선은 수행과 신행의 방편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불교계의 권선은 불사를 위해 불자들에게 보시(布施)를 청하는 말 정도로 인식돼 왔고, 사찰은 물론 불교단체에서 조성하는 각종 기금 역시 불자들의 신행홀동 차원에서 권선이 이루어져왔다.
하지만 불교계의 권선은 사찰 중심의 기복신앙에 호소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조직적이고 첵게적인 재원 조달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대부분의 권선은 사찰 건축 불사에 집중돼 기와 얼마, 기둥, 대들보 얼마라는 식의 ‘불사모연’ 정도에 그쳐왔다.
불교계의 사회참여가 늘고, NGO단체와 복지단체 등이 늘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지속적인 재원조달 방식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모금전문가의 등장은 당연해 보인다. 일반사회에서는 일찍부터 모금전문가를 양성 활용해 왔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산하 불교인재원이 지난 7월23일 불교계에서는 처음으로 ‘행복한 기부(시주)를 만드는 모금 교육’을 실시해 관심이 모아졌다. 시민사회단체인 희망제작소가 지난해부터 열고 있는 모금전문가 학교에 불교계 스님 등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연 모금전문가 강좌에도 30여명이 교육을 받아 관심도를 증명했다.
사업의 목적과 진행, 집행 계획 등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홍보하는 모금전문가는 사업에 대한 동참자들의 인식을 높이고 지속적인 관심 유도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교계의 NGO와 복지단체의 활동 방식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모금전문가는 직접적으로는 ‘보시금’을 모으는 전문가 이지만, 모금은 물론 사업의 홍보와 장기적 실천계획의 조정자 역할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의 실효적면에서 그 필요성이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모금전문가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홍보-기획 전문가 양성…‘묻지마 보시’ 관행 개선

우선 일회성 보시의 한계성이 이유로 주목된다. 주먹구구식, 인연따라, 불사에 보시하는 풍토로는 사업의 지속적인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주 차원의 보시를 넘어 지속적인 사업 참여를 통해 운영의 지속성과 성과를 이루기 위한 것이 큰 이유이다. 특히 사회적 사업의 확대가 또 하나의 원인이다.
사실 불교계의 모금 활동은 주먹구구식이다. 현장의 실무자들은 누구보다도 절감하고 있다. 목적 사업에 대한 상세한 홍보나 전략적 모금활동 보다는 스님들이 주축이 되어 후원회를 꾸리거나 불자들의 신심에 호소하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모금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같은 관행이 ‘시주’, ‘보시’ 등 불교의 오랜 기부문화 속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끌어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보시와 시주로는 불자들의 인식과 관심을 지속하기 어렵고, 또 불자들 역시 사업의 목적 등 인식 보다는 기복에 기대어 보시하고 사찰 역시 기복에 호소할 뿐이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위해 등장한 ‘권선전문가’는 NGO 등 사회단체들이 구축해 온 모금기법을 불교계에 접목시키는 방안에 대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
◇모금전문가=1990년대 이전부터 미국의 비영리 마케팅 분야에서 ‘모금전문가’ 직업이 등장했다. 영어로 Fund-Raser(펀드레이저).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나라에서는 일정기간의 교육을 통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이미 국제공인 모금전문가가 있을 만큼 익숙한 직업이다. 국내에서도 비영리 단체나 복지 시설 등을 중심으로 활동 영역이 점점 호가대되고 있다.

◇모금전문가의 역할=모금전문가는 효과적인 모금을 진행하기 위해 ‘아이템’을 발굴하고 기획, 홍보, 운영과 관리까지 총체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후원자들의 기부를 이끌어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해당 단체의 사업, 활동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이를 위해 모금전문가는 단체의 비전을 재창조하거나 모금의 목적을 구체화하는 등 전략적인 기획을 기반으로 잠재적 후원자들을 설득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끄는 것은 물론, 기업 후원 유치나 마케팅, 후원자 관리 등 모금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총괄한다. 후원금 운영 내역 공개를 통한 투명성 확보, 신뢰도 향상에 대한 노력 역시 모금전문가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다.

시주차원 보시 한계 극복…지속 참여 유도

◇불교계 관심=교계의 사회 참여 영역이 다양해지고 활동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기금 조성의 중요성은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될 만큼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후원자들이 사찰이나 단체의 활동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고 스스로 동참 원력을 세울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불교 관계자들의 관심은 모금 기법 자체 보다는 모금 과정, 동참자의 관심 끌어내기, 설득 기법 등에 더 모아지고 있다. 불자들의 관심과 열정을 이끌어 내기 위한 고민이 모금전문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모금전문가, 향후 전망=기부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거라는 것이 중론이다. 개인 상속 기업 이윤 과다 등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여 기부를 통한 부의 사회 환원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게 다수의 분석이다. 문제는 역시 투명성과 체계적 관리이다. 종교단체의 모금은 도덕성은 물론 신앙심과 직결돼 더욱 철저한 집행과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모금이란?=모금은 미션커뮤니케이션이다. 목표 달성은 기부자에게도 큰 이야기로 남는다. 또한 모금은 명분게임이다. 단체 사찰의 구체적인 명분이 곧 제품이자 서비스 이며, 명분을 만들고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은 모금의 출발이자 전부라고 할 정도이다. 모금은 일방적이지 않은 관계이자 교환이며, 거래이다. 따라서 기부자에 대한 예우와 인식, 기부자와의 거래(교환)에 있어 설득이 수반되야 한다. 모금은 투자이자 사회적 약속이다. 모금가는 기부된 재원을 사회적으로 투자하고, 기부자에게는 유무형, 심리적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무주상보시’만으로는 현실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모금활동은 영업이자 경영이며 마케팅이다. 반드시 원가의식과 효율, 분명한 목표설정과 매니지먼트가 따라야 한다. 특히 모금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 다양한 신뢰를 만들어 가고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기부자가 기부자를 낳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모금은 시스템이다. 단 한 사람의 인연으로 모금이 이루어지는 것은 사찰 권선에 한할 뿐이다. 사회적 합의와 정책의 중요성, 효율적 모금의 원천은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투명성 담보-체계적 모금·관리 대안 인식

◇돈에 대한 인식?=돈과 관련한 적개심을 버려야 한다. 부자에 대한 적개심, 돈을 바라보는 꼬인 마음, 하찮은 휴지조각으로 보는 초월자적 자세를 버려야 한다. 돈에도 얼굴과 의도 마음이 있다. 지폐조각이나 숫자가 아닌 기부자의 인생이 담겨있다. 마음을 보아야 한다.

◇클린 클린 클린=‘모금’에서 주는 사람, 받는 사람, 주고받는 물건이 깨끗해야 한다. 선하지 않은 의도를 가진 사람, 투명하지 못하고 배분 능력이 없는 사람, 남이 불행으로 인해 모아진 돈을 주의해야 한다. 종교계 일수록 투명성은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

◇모금 과정 설계는=모금상황 분석이 이루어진다. 모금대상 프로그램을 분석하고 잠재 기부자 분석 및 선정작업을 한다. 조직 자원 시장 기부자에 대한 세부적 모금상황을 분석하고 모금방향과 과제를 설정한다. 이어 모금 목표와 달성전략이 설정되야 한다. 목표와 기부테이블을 설정하고 기부자별 핵심메시지와 교환가치, 모금 효과, 아이디어 및 실행방안, 가용자원 분석 및 활용방안을 설정한다. 또 모금 운영 계획이 있어야 한다. 인력조직 구성, 모금 블렌딩, 기부자 보상 및 보고체계, 모금 관리 일반 등 계획이 사전 수립돼야 한다.

아직도 신도들의 자발적 보시에 기대어 사업을 운영하는가? 동정심에 호소해 모금을 하는가? 모금활동에 성공한 사찰과 조직이 성패를 좌우한다. 후원자(신도) 개발 회원관리가 안되는 조직은 망한다. 즐겁게 보시하도록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보시하는 신도들에게 어떤 행복감을 줄 것인가? 행복감을 얻은 기부자는 열사람의 기부자를 만든다. 무엇을 줄 것인지, 어떻게 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출처 : 불교저널 <편집부>

2010년 8월 23일 월요일

美 억만장자 기부운동, 우리는 불가능한가?

부자들의 사회적 책임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먼 곳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미국 억만장자 40명이 자기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기로 약속을 했다.
올해 6월에 출범시킨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게이츠와 버크셔헤서웨이 투자회사의 워런 버핏 회장이 손을 잡아 만든 것으로 4일 빌게이츠와 워런버핏 외에 38명의 억만장자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살아있는 동안이나 죽은 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홈페이지에 성명을 통해 밝혔다.

오라클 공동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에너지 분야 재벌인 T. 분 피켄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CNN 창업자 테드 터너, 영화 ‘스타워즈’ 감독 조지 루카스, 연예산업의 거물인 배리 딜러, 투자자 로널드 페렐먼, 시스코시스템즈 전 회장인 존 모리지, 미디어 재벌 게리 렌페스트, 벤처자본가 존도어, 부동산 건설 재벌인 엘리 브로드등이 기부를 약속한 인사로 명단에 포함됐다.

금액으로 따지면 최소 1500억 달러(약 176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액수로 시장경제를 이끄는 거부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있다. 그들이 실행하고 있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부자들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을 뜻하는 말로 로마시대의 고위층들이 보여준 공공봉사와 기부, 헌납등의 정신에서 비롯된 말이다.

로마시대 초기에는 귀족들이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이 투철했고, 이런 행동들은 의무인 동시에 명예로 인식되면서 자발적으로 이루어 졌다. 특히 전쟁시에는 경쟁적으로 귀족들이 참여하는 전통이 확고하여 여러 전쟁에서 고위층이 사망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500년동안 귀족의 비중이 15분의 1로 줄어든 것도 계속되는 전쟁 속에서 고위층들이 희생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정신들이 현재에도 계승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할 수 없는가?
부자들만이 실천해야 하는 책임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좀 더 어려운 이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도움을 조금이라도 준다면 그 것 또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며 그 실천을 통해 마음만은 누구보다 더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 여러 곳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머니옥션 사이트에서 일어난 감동적인 일을 소개하고자 한다.

머니옥션은 투자를 하고 싶어하는 이들과 대출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을 연결해주는 사이트이다.
500만원을 빌리고 싶다면 투자하는 이들이 투자금을 만원만이라고 가정할 때 500명을 모으면 되는 것으로 투자자들은 금액을 원하는 대로 정해 역경매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P2P금융이라 하며 영국, 미국 등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머니옥션은 아름다운 사회적 금융을 지향하고 있다.
사회적 금융은 서민을 위한 금융이라는 뜻으로 널리 쓰이는데 P2P금융 머니옥션은 개인간 투자와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은행이자보단 높게 받을 수 있지만 대출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어 서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때문에 그 단어를 쓸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아름답다는 말은 어떤 의미로 쓰인 것일까? 그 의문의 답은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바로 찾을 수가 있었다.

한 대출자의 사연이 이러했다. “셋째 아이가 위스코트 알드리히 증후군 이라는 희귀질환이 있습니다. 혈소판 감소증으로 인한 심한 출혈이 큰 증상으로 혈액형이 RH- 로 아직까지 골수 일치자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면역기능이 없어서 일년 대부분을 병원에서 지내고 한두달씩 퇴원을 해서 조심스레 지냅니다. 태어날때 구순구개열 증상이 있었지만 1차 치료하고 큰병에 밀려서 신경을 못쓰던 중 이번에 초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클수록 코가 많이 눌리어 변형이 심하고 발음도 많이 새어 증상이 커졌지만 거의 친구도 같은 병동에만 있었고 오로지 중병에만 매달려서 부모로서 큰 신경을 못쓰고 있었습니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하여 3월에 진단서 제출할때 한번 선생님께 인사만 드리고 다시 병원에 왔으나, 다음달 중순에 잠시 퇴원하면 의사분이 학교에 조심해서 다녀보라고 하니 아이가 아주 좋아하는데.. 천성이 밝은 아이가 학교가서 친구들한테 놀림받을 걸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파서, 의사선생님께 수술 가능성을 여쭤보니 몸에 문제없으니 다음달 퇴원전에 수술시키면 괜찮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에 좋았지만 당장 여유자금 없어서 백방으로 알아보던 중 같은 병동 엄마한테 머니옥션 얘기를 듣고 간절한 마음으로 아이 변형된 코 성형비용과 구순구개열 2차 수술비용을 위해서 간절한 바램으로 머니옥션에 신청을 하였습니다”

머니옥션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서류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자와 대출자 모두에게 Win-Win을 만드는 사이트이기는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윗글만으로 판단하여 투자하기에는 원금손실 리스크가 커 힘들다. 그래서 서류심사시 탈락하는 이의 경매건은 대출이 성사되지 않는다. 위 건 역시 서류심사에서 상환능력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머니옥션이 공개 했었다. 하지만 머니옥션에서는 셋째 아이의 병원진단서를 확인한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의식으로 참여하기를 격려하였다.

총 대출 신청 금액 500만원에서 49명의 입찰자가 작게는 1만원에서부터 크게는 100만원까지 입찰을 하였다. 그 입찰자들의 면면을 보면 입찰자 (ID ri**)는 머니옥션에서 도움을 받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고 완납을 하고자 사이트를 들렸지만 또 다른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발견해 도움을 주고 갑니다. 입찰자 (닉네임 오징***)는 ‘상환은 걱정마시고 치료에 전념해 주세요. 건강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의 댓글을 달아 진정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듯이 다양하게 단 진심어린 격려의 댓글과 감동 글을 볼 수 있으며 필자 역시 글을 읽으며 감동을 받았다.
그 결과 대출금액이 100%가 달성되어 신청자는 아이의 수술비용을 얻을 수 있었다.
모두에게 자신의 돈은 매우 소중한 존재이지만, 그것이 나보다 더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 되었을 때에 나 자신에게도 더 큰 포만감이 올 것 이라는 점을 우리 모두는 생각해야 할 것이다.

[도움자료: (주)트리플리치매니지먼트 제공]

기사출처 : 온타임즈 2010년08월08일 23시47분

2010년 5월 10일 월요일

한 명의 기부는 또다른 '세 명의 기부'를 낳는다

지진·태풍 등 참사 때마다 빛나는 '善意의 과학'
美 '기부 전파경로' 실험 입증… 첫 선행이 '3단계'로 이어져
"인간에겐 답습 본능 존재해 서로 돕는 행동도 전파된다"

최근 칠레 지진, 아이티 지진으로 참사를 겪은 국가에 대해 세계 각국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정부·시민단체를 통한 기부뿐 아니라 개인들도 온라인 인맥 서비스(Social Networking Service·SNS)를 통해 이재민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거나 성금을 모으고 있다. 인간은 왜 이렇게 어려운 이웃에게 빨리, 집단적으로 도움을 베푸는 것일까?

◆선행(善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Pay it forward)'라는 영화를 보면 주인공 꼬마 아이가 "세 명에게 먼저 선행을 베풀면, 세상 전체가 바뀔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당시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지나치게 이상적인 이야기'라며 폄하하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이 말이 실제 사회에서 통한다는 연구가 8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th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렸다.

제임스 파울러(Fowler)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샌디에이고) 정치과학과 교수와 니콜라스 크리스타키스(Christakis) 하버드대 의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공공재 게임(public-goods game)을 통해 기부가 전파되는 경로를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했다.

공공재 게임이란 각 개인 구성원이 내놓은 금액을 나중에 2배로 불린 뒤 집단적으로 모든 구성원이 나눠 갖는 게임이다. 집단으로서는 모든 게임 구성원이 돈을 내놓는 게 이상적이지만, 개인으로서는 타인의 기부에 무임승차하는 게 이익이다.

두 교수는 이 게임에서 서로에게 돈을 주며 협력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구성원 중 한 명이 먼저 다른 이에게 조건 없이 돈을 주도록 했다. 그러자 연쇄적인 ‘기부 파도’가 이어졌다. 돈을 받은 이가 아무 지시도 없었는데 다음 게임에 참가하는 또 다른 이들에게 돈을 건넨 것.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같은 ‘기부 파도’는 처음 기부 이후 3회 동안 추가로 이어졌다.

게다가 기부를 받은 이들은 받은 돈 외에 다른 이들에게 추가 기부를 하기도 했다. 결국 다른 이들에게 돈을 주는 분위기가 집단 전체로 이어지게 된 것. 실험 참가자들은 서로 일면식도 없었으며, 같은 참가자와 두 번 게임에 참가하는 경우도 없었다.



파울러 교수는 "현실에서는 또 다르겠지만 적어도 실험상으로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어떤 방식으로 선의가 전파되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며 "사회가 인간에게 꼭 필요함을 보여준 연구"라고 말했다.

◆상대방 행동 따르는 본능이 원인

그렇다면 인간은 왜 어려움에 빠진 이를 도울까? 영국 레스터대 연구팀은 최근 번갈아가며 서로를 돕는 행동이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이며, 특히 다른 이의 행동을 똑같이 답습하는(tit-for-tat) 본능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번갈아가며 서로의 편의를 봐주는 행동은 진화의 산물로, 일부 동물에도 나타난다. 유인원들이 털을 서로 다듬어주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남극의 펭귄 부부는 한 마리가 알을 품거나 새끼를 돌보면, 다른 한 마리는 사냥을 위해 위험한 바다로 뛰어든다. 두 펭귄 부부는 번갈아 두 역할을 맡는다. 이렇게 서로의 행동을 따라 하는 성향이 사회적으로 선의를 전파한다는 것이다.

앤드루 콜먼(Colman) 레스터대 교수는 "한 종에서 유전적으로 다른 여러 개체가 존재하는 경우, 이들 중 일부가 우연히 선의를 보이면 다른 개체들이 이를 따라 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학자들은 이 같은 전파 구조가 선한 행동뿐 아니라 악한 행동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파울러 교수는 "실험상으로는 선한 행동이건, 악한 행동이건 똑같은 속도로 사회 전체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 백승재 기자 whitesj@chosun.com

2010년 3월 31일 수요일

[해외논단]「멘토 익스체인지 핸드북」(다이안 파커, 2009)

당신의 멘토는 누구입니까



잠재력을 확장시키고, 기술을 발전시키고, 행동을 향상시키고, 앞으로 되고자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배우기를 지원하고 장려하는 것...그것이 멘토링이다. _ 에릭 파슬로 (옥스포드 코칭과 멘토링 학교)


문화예술분야 전문인력 양성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문화리더십프로그램(Cultural Leadership Programme, 이하 CLP)'에 관해서 한번 이상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잉글랜드문화예술위원회(Arts Council England), Creative & Cultural Skills(2004년 설립, 2005년도에 인가된 문화예술/창조산업분야 훈련기관), 박물관ㆍ도서관ㆍ아카이브위원회(Museums, Libraries and Archives Council)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문화예술과 창조산업 분야의 인력들(경영진, 중간관리자, 직원, 1인기업인, 프리랜서 모두 포함)이 리더십을 배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이나 관련 정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CLP는 인력들의 경력개발을 위한 정보, 지식, 툴킷(toolkit) 등을 제공하는 '창조적 선택(Creative Choices)'이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한 바 있는데 이 사이트를 통해 인력들 간의 교류를 도모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행사를 주관하기도 한다. 인력 간의 네트워크 구성을 지원하기 위한 일환으로 '창조적 네트워크(Creative Network)'라는 소셜 네트워크를 운영하기도 하는데 지난 2009년 6월 '창조적 네트워크-멘토 익스체인지(Creative Network and Mentor Exchange)'라는 사업을 런칭하면서 전기를 마련했다. '멘토 익스체인지'는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산업분야 전문 인력간의 지식 교류, 사회적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되는 전문가 교류 프로그램의 일종인데 문화예술/창조산업 분야 인력간의 사회적 관계의 형성, 경험 지식의 교환, 상호간의 리더십을 포함한 인성 혹은 전문능력의 배양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창조적 네트워크-멘토 익스체인지'의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창조적 네트워크-멘토 익스체인지'의 작동원리는 간단하다. 먼저 멘토가 되고 싶거나 멘토를 찾는 사람이 자신의 프로파일(기술, 경험, 관심 영역 등)을 적어 등록한다. 멘토로 등록한 사람 중 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연락하여 의사를 타진한다. 특별한 주제를 같이 하는 사람들과는 그룹을 지어 특별 이벤트나 미팅을 조직한다. 온라인 포럼이나 블로그를 개설해 운영하기도 한다. 웹사이트의 오른쪽에는 멘토를 찾는 멤버, 멘티를 찾는 멤버 30~40인의 사진과 닉네임이 게시되어 있다. 물론 만남은 각자의 성향에 맞게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온오프라인 혼합이든 정할 수가 있다.

우리에게도 온오프라인 지식공동체를 추구하는 방법은 있어왔다. (예술경영지센터도 CoP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사이트보기) 이번에 런칭된 '창조적 네트워크-멘토 익스체인지'는 소셜 네트워크와 멘토링 관계를 기반으로 한 교류라는 점에는 흥미로워 보인다.

이번호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글은 '창조적 네트워크-멘토 익스체인지'에 실린 「멘토 익스체인지 핸드북(Mentor Exchange Handbook, 이하 핸드북)」(Diane Parker, 2009)이다.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핸드북이지만 멘토/멘토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본 적 있거나 멘토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들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핸드북」에는 필드에서 통용되고 있는 멘토링 관련 문헌들과 멘토링 관계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경험을 토대로 멘토링의 용어 정의, 발전적이고 성공적인 멘토링이 되기 위한 요건들, 멘토와 멘티 모두 멘토링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혜택 등을 담고 있다. 이 핸드북의 내용을 일부 발췌, 재구성하여 소개한다.


위계질서, 엘리트주의를 넘어

문화예술/창조산업 분야 혹은 조직에서도 멘토링을 개인의 인성이나 전문능력 향상을 위한 유력한 방법으로 인정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멘토링을 정의하는 방법은 다양하고 똑같은 멘토링이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멘토링은 일대일 관계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지원하고 지도하고 돕는 것을 의미한다. 멘토링이라는 단어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로 떠나던 오디세우스가 친구인 멘토(Mento)에게 아들의 보호자이자 조언자가 되어주기를 요청한데서 따왔다. ‘멘토’라는 이름이 그 후 ‘현명하고 믿을 만한 조언자’를 의미하는 대명사가 되었고 이런 이유로 멘토링은 더 나이가 들고 더 현명한 사람이 더 어리고 경험이 적은 사람을 이끌어준다는 개념으로 인식되어 왔다. 특정 영역에서는 후원자의 관계에서 멘토링을 ‘준다’는 ‘후원’의 의미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최근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이런 식의 개념은 환대받지 못하고 있다. ‘연장자 네트워크'(oldboys' network)로부터 특정 멤버들을 소외시킨다고 믿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창조산업 분야에서는 경력 개발 경로가 단선적이지 않고, 협업이나 파트너십이 중요하고, 훈련이나 발전을 습득할 경제적 여유가 없다. (5일짜리 리더십 훈련 과정이 영국에서는 통상 2,000파운드 한화로 350만 원 정도다.) 경력개발이나 전문능력의 발전을 자기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구조인 것이다. 프리랜서나 1인 기업, 단기계약직이나 프로젝트 베이스로 일하고 있는 인력의 비중이 높고 큰 규모의 조직이 많지 않은 이 분야에서 조직 내 멘토링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기회도 적다. 해서 문화예술/창조산업 분야에서 보다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하고, 주는 자와 받는 자가 모두 얻을 것이 있는 멘토링 관계를 복원하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아젠다는 멘티에게서 온다

멘토링은 기꺼이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나눌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스스로의 인성이나 전문능력의 발전을 열망하는 자에게 의미가 있다. 코칭과 멘토링의 가장 큰 다른 점이 여기에 있는데 코칭은 특별한 목적을 위해 짧은 기간 동안 형식이 갖춰진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전문적인 코치는 조직외부에 있고 비용을 받는다. 코치가 업계 사람일 필요도 없다. 피드백도 명백하고 결론은 아젠다 중심이다.

하지만 멘토링은 짧은 기간의 형식을 갖춘 관계에서부터 생애를 함께하는 우정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아젠다는 멘티에게서 온다. 멘티의 필요가 중요하다. 장기간의 목표에 집중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배움과 발전이 상호적이라는 것이다. 멘토와 멘티 양측 모두 개인의 인성과 전문 능력을 배양하게 된다. 멘토는 리더십 내공을 높일 수도 있다.


“멘토가 되는 일이 가장 좋을 때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내 생각들을 바라보게 되는 일이에요. 내가 열정을 갖고 대하는 그들(멘티들)이 결실을 얻는 순간이 보람되죠.” _ 로렌 크레이그 (비즈니스 멘토 겸 사회적 기업가)

또한 멘토링 관계는 개인뿐 아니라 조직의 측면에서도 유익하다. 다음 표에서는 멘토링 관계에서 오는 측면별 이득과 멘토와 멘티에게 혜택이 되는 점을 정리해두었다.






이상적인 멘토의 자질

멘토링에서 인력들과 조직, 더 나아가 산업 분야의 발전이 예상된다면 멘토링은 추천할 만하다. (물론 「핸드북」의 논리이다.) 하지만 멘토링을 통해 실질적인 효과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성공적인 멘토링 관계의 4가지 핵심 사항은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위의 조건만 있다면 완벽한 멘토, 멘티가 될 수 있는 것일까. 물론 완벽한 멘토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하지만 이상적인 멘토의 자질을 꼽아볼 수는 있다. 「핸드북」은 ①사람을 향상시켜 본 경험이 있는 자, ②최신 기술을 폭넓게 전달할 수 있는 자, ③일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이해가 있는 자, ④관계에 투자할 충분한 시간이 있는 자, ⑤존중받을 만한 능력이 있는 자, ⑥계속해서 배우고 발전하는 데 헌신적인 자, ⑦멘토 혹은 멘티로서 멘토링을 경험한 자로 정리하고 있다. 특히 상당수의 멘토들은 멘티의 경험이 자신의 멘토링 관점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멘토와 함께 했던 경험으로 이제 다른 사람을 멘토링하게 되는 것이다. 모두가 이상적인 멘토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므로 너무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다만 노력하는 자에게 응당한 대가가 있기 마련이다.

노력을 한다면 멘토는 멘토링을 통해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사실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필자에게는 큰 수확이었다. 멘토링 관계에서는 ①자기 이해, ②상대방의 행동 이해, ③전문적 지식의 보유, ④긍정적인 자세/유머감각, ⑤커뮤니케이션 스킬, ⑥과정과 패턴을 정식화하는 개념 모델링 능력, ⑦스스로 학습하는 자세, ⑧다른 이들의 성취를 이끌어내는 데 대한 강한 흥미, ⑨관계 관리, ⑩목표의 명확성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멘토는 듣는법, 묻는법, 피드백 주고받기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들이 리더십의 발전과 강한 연관성이 있다.

그럼 멘티들은 어떤가? 멘티는 원하는 것을 분명히 하고, 그에 따른 멘토를 선택할 줄 알아야 하고, 멘토링의 결과에서 얻게 된 것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이 필요하다. 「핸드북」은 멘토와 멘티 간에 멘토링 협약을 맺을 것을 추천하고 있는데 목표와 기대, 토론 주제, 진행 방법에 대한 약속(나는 일주일에 한번 오프라인으로 1시간 정도 만나고 싶다 등), 비밀 보장과 신뢰 보장, 넘지 말아야 할 선(사생활은 묻지도 말하지도 않는다 등) 등등에 관해 사전에 서로 약속하라는 것이다. 이는 멘티도 발전하고자 하는 목표와 방법에 대해서 처음부터 스스로 설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처럼 해석되기도 한다. 처음부터 딱딱해 보이는 말을 하는 것이 싫다며 그저 좋은 선생을 찾는 자세는 멘토링의 결과를 볼 때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다.

여기서 잠깐. '창조적 네트워크-멘토 익스체인지'가 온라인 사이트이기 때문에 멘토링을 온라인으로 주고받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가질 독자들이 있을 것 같다. 「핸드북」은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를 두고 멘토링 방법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있다. 사실 시대가 바뀌면서 의사소통의 방법도 변화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도 멘토링이 가능해졌다. 특히 마주침의 빈도수를 높이고, 표현을 하기 전에 먼저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도 있고,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핸드북」은 1960년대 심리학자였던 그 유명한 알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의 이론을 들어 온라인의 한계도 지적한다. 발화된 단어로는 7%만의 의미가 만들어진다. 38%는 단어를 말하는 방식, 55%는 얼굴 표정, 몸짓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전화로 하게 되면 의미의 절반이, 이메일로 하게 되면 의미의 93%가 공중으로 날아가 버린다. 이메일에서 말하는 투를 느끼는 것은 어려울 뿐더러 네티켓을 지키기 위해 집중해야만 한다. 고로 상황과 개인의 호불호가 있겠지만 멘토링 관계의 핵심인 감정 관계의 유지를 위해서는 온라인만으로는 불가능하겠다.

이외에도 「핸드북」에는 멘토링과 관련된 여러 참고 문헌 등이 정리되어 있어 관심 있는 사람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이상적인 멘토링을 위해서는 '감각적 지성'(emotional intelligence)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감각적 지성에 대한 설명을 부족하여 아쉬운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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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예술경영 김소연 _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원컨설팅팀 차장

2025년 세계 10위권 대학 도약 위해 3천억 모금 목표… 캠페인 성공 눈앞

모금캠페인 ‘VISION 2025’ 꿈에 한발 더 다가선 서울대
2025년 세계 10위권 대학 도약 위해 3천억 모금 목표… 캠페인 성공 눈앞
개인 기부 증가 등 선진국형 기부 문화로 발전 중


3,000억 목표 모금액 대비 94.8% 달성

서울대학교발전기금(이사장 이장무ㆍ이하 발전기금)은 지난 2006년 이장무 총장 취임 이후, 세계적인 명문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국내 대학 최초로 3,000억원 모금을 목표로 하는 캠페인 ‘VISION2025’를 펼쳐왔다. 2010년 7월에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캠페인을 통해 총 2,843억여원(1월 현재 약정액 기준) 에 달하는 금액을 모아 목표 모금액 대비 94.8% 가량을 달성한 상태이다.

단순히 모금액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모금의 질적 향상도 이뤄냈다. 동문의 기부 참여는 캠페인이 진행되기 전인 2002년에서 2005년 한 해 평균 약 400건에서 캠페인 기간인 2006년에서 2009년 약 1,300여 건으로 증가했고, 비동문 약정액은 64.3억에서 536.4억으로 무려 8.3배가 증가했다.

또 과거 대학의 모금은 법인 기업체의 거액 기부 의존도가 컸지만 캠페인이 시작된 2006년 이후에는 개인 기부의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 개인 약정액 2004년 82억 → 2008년 426억 (5.2배 증가)
- 총약정액 중 개인 기부 비중 2004년 10.6% → 2008년 47.0% (4.4배 증가)

기부 컨설팅 시스템과 맞춤형 예우서비스 구축

부동산, 유가증권 등 현물 기부의 증가 : 지난 3년간 현물 기부 약정액 약 173억원
유증, 기부보험 등 기부 방식의 다양화 : 지난 3년간 유증 약정액 약 134억원
지난 3년간 기부보험 약정액 약 29억원

발전기금은 현금뿐만 아니라 부동산, 주식, 현물, 유증(遺贈) 등 다양한 기부 방식을 개발하면서 기부자의 수월한 기부를 위해 개인에게 맞춘 기부컨설팅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담 펀드레이저, 세무사, 고문변호사 등 전문인단을 구성해 기부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세금 및 법률문제 등 기부자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부 컨설팅 시스템을 만든 것.

이장무 총장은 기부컨설팅 시스템뿐만 아니라 쉽지 않은 기부를 결정한 기부자에게는 보다 확실한 예우를 제공하고 기부자의 후원 보람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기부자에게 맞춘 예우 프로그램을 새로 정비해 기부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연고가 없는 기부자가 유언을 통해 기부한 경우, 기부인의 요청에 따라 장지구입, 빈소마련, 발인 등 장례식 및 사후처리와 49제를 지내는 등 유족의 역할을 수행하는 ‘맞춤형 장례 예우서비스’도 시작했는데, 발전기금은 이러한 기부자 맞춤형 예우 서비스가 기부자의 만족도를 높여 기부문화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학교 발전을 위해 후원해주신 기부인의 명예가 빛날 수 있도록 기부인의 이름을 새겨 넣은 명판을 학교 본부 현관에 새롭게 단장하고, 또 기부자를 대상으로 서울대학교의 근조기를 무료로 전달하는 ‘근조기 예우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새로운 예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대학발전 위한 마음 모아 모금캠페인 성과 가시화



이총장은 학부모 모금캠페인으로 약 4억 5천만원, 교수와 교직원, 학생 모금캠페인으로는 약 60억원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유력인사 800여명을 초청한 ‘2008 세계로 도약하는 서울대, 감사와 후원의 밤’ 행사를 개최하여 행사 당일에만 110억원의 발전기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해외 명문대학들과 당당히 경쟁하기 위한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모금캠페인을 추진하면서 서울대학교는 모금에 필요한 역량과 노하우를 축적했고, 여기에 다양한 기부자 맞춤형 서비스들을 마련했다.

이장무 총장을 비롯한 대학 모든 구성원이 세계 10위권 명문대학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모두 한 데 힘을 모아 숨 가쁘게 달려온 집중모금캠페인은 이제 그 대단원의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다.

학교의 밝은 미래를 위해 국내 대학 최초로 펼쳐진 집중모금캠페인에 힘입어 모인 발전기금은 비약적으로 늘었고, 서울대학교의 위상은 더 높아졌다. 그리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확보된 안정적인 재정을 기반으로 세계 초일류 대학으로 도약하는 서울대학교를 지켜보는 일이 남아있다.

출처 : 서울대소식 2010-03-22

2010년 3월 21일 일요일

문화정책의 복합성과 균형잡기



[해외저널중계]「균형잡기: 문화정책의 전략적 딜레마 21가지」

[아츠 매니지먼트 네트워크](Arts Management Network, 이하 AMN) 2월호에는 유럽평의회에서 발간한 「균형잡기: 문화정책의 전략적 딜레마 21가지」(Balancing act : twenty-one strategic dilemmas in cultural policy) 보고서가 소개됐다. 번역ㆍ구성 _ 심재욱

AMN은 예술과 창의산업 전문가들을 위한 인포메이션 네트워크이며, 예술기획자와 행정, 경영인력은 물론 연구원, 학생, 정책입안자, 기업가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예술경영과 정책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1996년 독일최초의 온라인 예술경영지로 시작된 AMN은 현재 24,000명이 구독하고 월40,000명이 방문하는 매체로 출판 외 교육, 코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 사무총장 Thorbjørn Jagland)는 유럽인권협약(European Convention on Human Rights)을 바탕으로 1949년에 설립된 기관으로 현재 47개의 회원국이 참여한다. 유럽평의회는 유럽 공동의 민주적 원칙 개발을 목적으로 하며 인권, 민주주의, 문화정체성과 다양성, 사회문제 해결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다.



저자 프랑수와 마타라소와 찰스 런드리는 사회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중앙과 지방의 경제가 상호의존적으로 변화되는 오늘날의 정부는 변화를 지휘하던 과거의 정부들과 달리 변화에 영향을 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의 모든 업무가 그렇지만 문화는 특히 공공부문, 민간부문, 독립부문에서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야 한다. 다른 분야들보다 더 유동적이고 변화무쌍한 문화분야의 경우, 정부가 선택하고 노력을 기울인 정책방향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문화분야에서는 정책 결정자 개인의 신념에 따라 투입된 막대한 공공재원이 아무런 가시적인 변화도 이루어내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문화분야에서는 특히 개인의 비전이 이렇게 예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임팩트를 가질 수 있다.

문화부는 이렇게 변화무쌍한 문화업무를 수행하지만 수많은 하부조직을 거느리는 다른 정부부처들과는 달리 문화부는 비교적 적은 관리재원을 갖추기 때문에, 문화정책의 개발과 운영이 현대 정부의 가장 복잡한 업무분야 중 하나가 되었다고 말한다. 또한 서로 다른 정책간의 균형을 잡는 다른 정부부처와 달리, 문화부는 사회 안에서 문화가 갖는 역할에 대한 서로 다른 비전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논문을 통해 국가의 문화정책이 서로 다른 대립되는 개념들 사이에서 어떠한 위치를 선정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대립되는 개념들

마타라소와 런드리는 문화정책 결정을 위한 사고과정에서 이러한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21쌍의 대립되는 개념을 선별하여 제시한다. 우선 구조적 딜레마(Framework dilemmas)의 4가지 대립쌍을 언급하는데, 그 이유는 이 4가지 전략적 대립쌍들 사이에서 정부가 어떻게 위치선정을 하는지 여부가 다른 모든 문화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문화가 무엇인지, 그리고 민주주의와 문화가 무엇인지 등의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구조적 딜레마로 시작하는 논문은 이에 영향을 받아 문화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데 필요한 전술적 선택에 대해 생각해 보는 순서로 이어진다.

나머지 대립쌍들은 실행 관련 딜레마(Implementation dilemmas), 사회적 개발 관련 딜레마(Social development dilemmas), 경제적 개발 관련 딜레마(Economic development dilemmas), 운영 관련 딜레마(Management dilemmas)로 나뉘어 제시된다. 이 글에서는 제시한 21쌍의 대립쌍을 소개한다. 그리고 실행, 정책수립에서 선행되는 구조적 딜레마의 대립쌍 하나를 좀 더 자세히 언급하겠다. 그 다음으로 문화정책과 공공서비스에서조차 경제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현재의 문화환경에 걸맞도록 경제개발과 운영에 관련된 딜레마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추가로 제시한다.



문화의 범위, 문화정책의 범위

1. 예술로서의 문화 / 삶의 방식으로서의 문화 문화를 예술로 한정짓는 국가들은 주로 시각, 공연예술, 문학, 축제 등에 초점을 맞추고 극장, 갤러리, 박물관, 고건축물 등의 인프라와 유명한 예술가나 단체에 정책을 집중한다. 그 반대편의 개념은 우리가 하지 않아도 되지만 하는 모든 것들을 문화에 포함시킨다. 이러한 국가에서 예술은 독특한 지역과 지역민의 문화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많은 표현방식 중의 하나다. 민속춤, 음식, 거리문화와 패션도 문화에 포함된다. 앞서 언급한 문화를 예술로 한정짓는 국가들도 이러한 표현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나 이를 문화정책의 대상으로 보지는 않는다. 방송은 한층 더 중요한 부분이다. 방송은 한 국가의 문화와 삶의 방식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프랑스나 이스라엘 같은 국가의 경우 방송분야와 관련하여 정책적으로 외부의 영향, 특히 미국의 영향을 제한한다. 문화를 광범위하게 규정할 경우, 그만큼 다양한 표현방식에 대응해야 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문화의 범위를 규정하는 행위는 문화정책의 범위와 추가적인 세분화된 정책수립에 영향을 준다.


지원 기관의 성격보다 펀딩의 목적과 조건이 중요

15. 보조금 교부 / 투자 정부로부터 직접 지원되는가 아니면 독립된 정부기관으로부터 지원되는가 하는 문제보다는 펀딩의 목적이 무엇이고 그에 따른 조건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일반 보조금은 흔히 명시된 사업과의 연계성이나 사업의 실행 기준에 무관하게 교부된다. 이는 수혜자를 의존적으로 만들고 막대한 예산의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비교적 상업적인 문화생산 분야에서는 공공지원이 투자형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영국의 과학기술예술기금(The UK National Endowment for Science, Technology and the Arts)은 상업화할 수 있는 문화분야에 기금을 투자하고 그 수익을 다시 기금으로 환원시킨다. 비영리분야에서는 매칭펀딩과 사업계획,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검토한 후 보조금을 교부하는 방식이 늘어가고 있다. 정부 지원은 일반적인 보조금 지원에서 상업적인 투자까지 다양한 방식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정부 문화정책 입안자들은 이러한 정부의 지원목적을 명시하고 지원하는 사업을 평가하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문화자원의 효율적, 효과적 활용

21. 예술가 / 매니저 문화분야의 전문가나 공공부문의 종사자들은 매니지먼트에 그다지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 않다. 일반인들이 의사나 교사를 의료나 교육기관 서비스매니저들과 다르게 보는 것과 비슷하다. 의사는 병을 치유하고 교사는 학생을 가르친다. 이에 반해 의료기관이나 교육기관의 서비스매니저들이 하는 일은 그다지 생산적이거나 도움이 되는 일로 보이지 않는다. 음악가나 배우가 문화예술서비스 매니저를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에게는 매니지먼트 비용을 예술가에 대한 지원으로 돌리는 문화정책은 매우 바람직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매니저들이 없다면 예술가들의 활동은 그만큼 비효율적일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활동자체가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매니저들의 보이지 않는 활동들, 계획의 수립, 펀드레이징, 인력관리, 리서치와 마케팅 등은 예술가들의 가치를 높인다. 물론 매니저들이 필요이상의 권한을 갖거나 매니지먼트에 과다한 비용을 책정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매니저들이 문화자원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활용에 기여한다는 점과 이들의 교육과 양성에 대한 지원이 부족할 경우 예술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문화정책은 예술가의 훈련과 양성에 더불어 매니저 양성에도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저자
프랑수와 마타라소, 찰스 런드리 (François Matarasso, Charles Landry, 유럽평의회 문화정책연구개발부)


출처 : 예술경영

2010년 3월 19일 금요일

소리없는 기부


▲ 법정(法頂) 스님.

평생 책 인세로 받은 수십억원…
법정 스님, 형편 어려운 학생들에게 베풀어
관도 없이, 가사만 걸친 법정 스님… 가실때도 '無소유'


'무소유(無所有)'를 가르친 법정(法頂) 스님은 11일 입적(入寂)할 때까지 무소유를 몸소 실천했다. 스님이 평생 30여권의 책을 펴내 받은 인세(印稅) 수십억원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베풀었던 사실이 12일에야 세상에 알려졌다.

1979년 어느 날 법정 스님은 자신의 수필집 '무소유' 출간을 기획했던 수필가 박연구(2003년 작고)씨에게 "내 책(무소유) 인세를 좀 주지"라고 말했다. 범우사는 1976년 문고본 '무소유' 출판을 계약하면서 법정 스님에게 원고료를 한꺼번에 지급했던 터라 인세를 줄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당황하는 박씨에게 스님은 "내가 좋은 일 좀 해보려고 해"라고 말했다. 출판사는 책 판매액의 10%를 인세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출판사는 30여년간 문고본과 양장본을 합해 340만부 정도 팔린 '무소유'의 책 인세가 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범우사 윤형두(74) 회장은 "30여년 동안 '좋은 일'이 무엇인지는 한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1970년대부터 법정 스님이 연재한 글을 묶어 출판한 '샘터'(대표 김성구)도 1년에 2000만~3000만원씩을 인세로 스님에게 지급했다. 매년 2월 말, 3월 초만 되면 스님은 인세 지급을 채근했다. 출판사측은 나중에야 스님이 매년 초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인세 수입으로 대학생 10여명에게 장학금을 준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출판사 문학의숲 고세규 대표도 "두달 전쯤 스님과 가깝게 지내는 문학인으로부터 '스님이 10여년 전에 일본으로 공부하러 가는 한 학생의 학비와 생활비를 대주셨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 법정 스님은 입던 옷 그대로 가사만 덮은채 관도 없이 대나무 평상 위에 놓여 마지막 길을 떠났다. 법정 스님의 법구가 12일 낮 서울 길상사에서 다비식이 열리는 순천 송광사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법정 스님은 1994년부터 봉사활동 시민모임인 '맑고 향기롭게'와 함께 '형편이 어려운 중·고등학생들의 학비를 내주자'며 매년 수십명씩 장학금을 주기 시작했다. 2002년부터는 의무교육대상이 된 중학생을 제외하고 고등학생만 지원했다. 스님과 '맑고 향기롭게' 회원들이 모은 돈으로 매년 20~40명의 고교생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맑고 향기롭게'측은 "매년 4000만~5000만원 정도 되는 장학금의 상당 부분을 스님께서 내셨다"고 밝혔다.

'맑고 향기롭게'의 지광거사는 "스님은 얼굴 없이 대가도 바라지 않는 무상보시(無相布施)를 실천하신 분"이라고 했다. 무상보시는 자기가 남을 돕고도 그 사실도 잊어버리는 높은 경지의 기부를 뜻한다. 지광거사는 "스님께서는 통장에 일정 금액이 모이면 곧바로 기부하셔서 구체적인 내용을 아는 이가 없다"고 했다. 30여년 동안 수백명의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았지만, 스님은 장학금 봉투나 증서 어디에도 이름을 내걸지 않았다. '맑고 향기롭게'를 통한 장학금에도 스님은 '나 개인이 아니라 맑고 향기롭게 회원으로 기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광거사는 "스님은 마치 샘물이 차오를 때마다 퍼내듯 기부를 하셨다"며 "그렇게 하다 보니 아프셔서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당장 돈이 없어서 길상사에서 빌린 뒤에 갚으실 정도였다"고 말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의 삶은 1994년 한 강연에서 말한 대로였다. "선행이란 내가 잠시 맡아 가지고 있던 것을 되돌려 주는 것입니다."

출처 : 조선일보 입력 : 2010.03.13 05:09

2010년 3월 7일 일요일

미국에서의 기금모금

“미국에서의 기금모금은 이렇다”

기금 모금 전에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고 IC 발급받고 결산 후 1달내 결과보고해야

T.C. Kim


미국서는 기부자가 감시자… 투명한 집행 여부 확인 필요

미주류 사회에선 기금모금 활동에 대한 정부 규정이 있고, 이 법률 집행은 대개 로컬 치안기관에서 담당한다.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기금모금 활동(Charitable Solicitation)에 대해 시조례 44항에 명시되어 있으며 LAPD Commission Investigation Division의 Charitable Services Section에서 관할한다. 관할 대상은 모든 비영리단체이며 종교기관도 이에 포함된다.


▲ LAPD가 발급한 information Card. ©크리스찬투데이

가령 종교기관에서 특정한 목적을 위해 기금모금을 하려면 그 기금모금 활동 기간(Solicitation period) 시작 15일 전에 Notice of Intention(NOI) 양식을 지역 경찰서에 제출해야 한다. 이 기간은 대개 행사 날짜로 부터 수 주 전후로 잡는 것이 관례이다. 그러나 예상못한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자를 돕기위해 구호기금을 모으는 일이라면 15일 전이라는 규정에서 조정이 가능하다.

만일 NOI를 처음 등록할 경우, LAPD는 다음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Article of Incorporation, Bylaws, IRS Exemption letter, State FTB Exemption letter, 이전의 유사 행사 결과 기록, 예산, 사용 은행 이름 주소 구좌 번호 및 수표 서명자 이름과 직함(2명 이상) 등. LAPD는 이 모든 자료를 조사할 권한이 있고 검토 후 하자가 없을 때 Information Card(IC)를 발행한다. IC는 행사와 주최 기관에 대한 여러 정보가 기입돼 있으며, 주최 기관은 이 IC를 기금모금 행사 안내문에 첨부하거나 IC를 요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또한 기금모금이 만료된 후 30일 이내에 주최 기관은 Report of Results of Activity (RRA)를 LAPD에 제출해야 한다. RRA에선 NOI의 예산과 비교하여, 실지 수입과 지출 내역을 상세하게 기입하고, 정확히 얼마를 어느 기간 동안 어떤 자선의 목적으로 전달하었는지를 보고하여야 한다. 이 NOI는 특정 행사를 위해 한시적으로, 혹은 연례적으로 보고할 수 있다.

미주류 사회에서는 기부자들이 감시자 역할을 한다. 기금모금을 청탁받은 개인이나 회사들은 주최 기관에 Information Card를 보여달라고 요구할 수 있고, 감세 혜택등록이 되어 있는지를 알기위해 IRS 공문이나 W-9을 요구할 수 있다. 만일 모금 주최 기관이 이를 거부할 경우 기부자는 LAPD (213-978-1144)에 고발할 수 있다.

또한 비영리단체로서 기금모금 활동을 했다면 주검찰청(DOJ)에 기금모금 활동 종합 보고서인 RRF-1을 제출해야 한다.

DOJ 웹사이트 (http://rct.doj.ca.gov/MyLicenseVerification/Search.aspx?facility=Y)에선 해당 비영리 단체의 세금보고와 기금모금 활동 보고서 등을 쉽게 찾을 수 있어 기부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T.C. Kim(윌셔경찰위원회 직전회장)







기사입력: 2010/03/03 [11:47]
출처 : ⓒ 크리스찬투데이

2010년 2월 8일 월요일

20세기 최대의 책 도둑이다

스티븐 블룸버그(1948~)는 20세기 최대의 책 도둑이다. 그는 1980년대 내내 북아메리카 전역의 268개 도서관을 훑으며 모두 2만3600여 권의 책을 훔쳤다. 그가 거쳐 간 도서관은 하버드 대학, UCLA, 듀크 대학, 미네소타 대학, 뉴멕시코 대학, 코네티컷 주립도서관, 워싱턴 주립대학, 미시간 대학, 위스콘신 대학 등이었다. 훔친 책의 무게는 무려 19t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미네소타 대학 도서관에서 그 대학 교수의 신분증을 훔친 다음 전문 연구자를 사칭해 다른 도서관들을 자유롭게 이용했다. 품이 넉넉한 옷을 입고 도서관에 들어가 옷 안쪽에 붙인 큼직한 주머니에 책을 숨겨 나오는 수법을 썼다. 일단 책을 고르면 대출카드 봉투를 떼고, 장정 안쪽에 있는 도서관 스티커도 떼어냈다. 책 속에 경보장치가 있는지 확인한 다음 도서관 인장 표시를 지우기 위해 책 모서리를 사포로 문질렀다. 빼돌린 책은 엘리베이터에 싣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트럭으로 실어 날랐다.

아무 책이나 마구잡이로 훔친 것이 아니다. 특정 주제들을 정해놓고, 그 주제와 관련된 ‘모든 책’을 완벽하게 수집했다. ‘블룸버그 컬렉션(!)’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완벽한 자료 컬렉션을 만든 것이다. 그는 1990년 3월 20일 동업자의 고발로 경찰에 체포되었다. 훔친 책은 시가로 무려 2000만 달러에 달했지만 책을 훔친 목적은 돈이 아니었다. 체포된 뒤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의료시설에 감금당했을 때 같은 시설에 갇혀 있던 마피아 두목이 물었다. “솜씨도 좋은 녀석이 왜 보석도 아니고 겨우 책 따위를 훔쳤나?” 블룸버그는 대답했다. “팔아먹기 위해 책을 훔친 게 결코 아닙니다. 오직 책을 갖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도저히 다스릴 수 없고 채워지지도 않는 욕망 하나’를 갖고 있다고 고백했다. 다름 아닌 ‘책을 향한 욕망’이었다. 책 도둑은 물론 범죄행위다. 하지만 책을 향한 ‘열망’ 그 자체는 역사 창조의 원동력임을 잊지 말자. 세계사 교과서에도 나오는 ‘최초의 근대인’ 페트라르카(1304~1374)에게 책을 향한 욕망이 없었다면, 그리고 그리스 고전 필사본을 찾아내기 위해 유럽 각지의 수도원 도서관을 샅샅이 찾아다니던 열정이 없었다면 르네상스 휴머니즘은 결코 태동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 해가 저물어 간다. 활짝 피어 보지도 못한 채 시들어가는 활자문화를 생각하면서, 우리에겐 책을 향한 열정과 욕망이 얼마나 남아있을지 궁금해진다.

글 : 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서양사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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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미테랑도서관의 이용자 도서이용 및 출입제한장치는 나에게 놀라운 시스템이였는데 그럼에도 한해에 분실되는 책들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을때는 그 철통보안속에 어떻게 분실이 가능할까 의심했는데 이 기사를 읽고보니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을 수 있구나란 생각이 든다.
20세기 최고의 책도둑 블룸버그는 특정주제를 정해 놓고 훔쳤다는데 관심분야의 훔친책을 읽기는 다 읽었을까? 아님 단순 책에 대한 자기소유욕을 채우려 했던거 뿐일까?
기존의 소장처로 다 돌려지지 않았다면 이 많은 책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정말 블룸버그 컬렉션으로 어느 한 도서관에 기부아닌 기부가 되어 우리 앞에 선보이는거 아닌가 싶네...

세계 각국의 세금징수 방법



영국에는 창문세가 있었다. 여섯 개가 넘는 창문을 가진 집만 과세대상이 되었으며 "7~9개는 2실링, 10~19개는 6실링, 20개 이상은 10실링으로 1696년 도입된 영국의 창문세(Window Tax) 세액이다.
창문의 숫자에 따라 세금이 늘어가는 것이다. 창문이 많은 집이 고급주택으로 평가되던 당시 국왕 윌리엄 3세는 부유층에게서 더 많은 세금을 걷기 위해 창문세를 도입했다.
창문세는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사람들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창문을 없앴고, 신축 건물에는 아예 창문을 달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그 시기에 건축된 건물에는 창문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창문세는 숱한 비난 속에서도 1851년 7월 24일 폐지될 때까지 150여 년 동안 존속했다.

사실 창문세를 처음 만든 나라는 프랑스다.
1303년 필립 4세가 창문세를 신설한 이후 프랑스는 백년전쟁 중인 1370년, 프랑스혁명 직후인 1789년 모두 세차례 창문세를 도입했다.
프랑스는 영국과는 달리 부자들이 창을 넓게 낸다는 점에 착안, 창문 폭에 비례해 세금을 물렸다.
그러자 폭이 좁고 길이가 긴 창문이 유행했는데, 오늘날 낭만적인 '프랑스식 창문'은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역사를 보면 국가가 세금을 더 많이 거두기 위해 기울인 노력이 참 다양하다.

중소도시와 농촌의 난방용 화로의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화로세(furnace tax), 표트르 대제가 매긴 긴 수염에 매기는 수염세, 잉글랜드 100년 전쟁 중 농부가 죽으면 군역을 필하지 않았다고 해서 영주가 장례식에 물리는 장례세 등 다양한 세금 종류가 있었다.

이집트 토지세의 성립
이집트 사람들은 세리 稅吏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 … 기하학의 발달 또한 토지세 부과와 관련이 있다. 나일강의 홍수로 인한 땅의 경계를 측량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p15-16

인기 있는 세금 징수업
아테네인들은 세금징수업무를 민간인 세금징수업자 tax farmer에게 의존하였다. 각종 세금은 매년 최고가로 입찰되는 사람에게 경매되었는데, 이는 행정조직이 취약했던 고대국가가 정부의 수입을 확보하는 손쉬운 방법이었다. … 낙찰금액이 높을수록 업자가 납세자에게 세금을 더 뜯어내곤 했기 때문에, 징수업자는 미움을 받았고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p30

부자의 기부 의무 -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별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해 그리스인들이 선택한 방법은 부유한 사람은 큰 재정적 기부를 하고 그에 상응하는 명예를 얻는 것이었다.…BC 4세기경에는 아테네 전체 인구의 4%가 기부금을 제공하는 부자 계층에 해당했다.p33-34

로마
시저는 변방이 평화에 이르는 길은 무거운 과세를 통한 약탈 행위가 아니라 가벼운 과세에 있다고 믿었다. 그는 전임자들처럼 패배한 도시에 대해 무거운 세금을 물리지 않았다.p61

아우구스투스는 총독의 압제와 세금징수업자의 횡포를 모두 제거하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했다. 전쟁세와 인두세라는 두 종류의 세금이 그것이다. 전쟁세는 재산의 1%의 세율로 과세되었고, 인두세는 성년의 남자(14-65세)에게 과세되었다. 이 제도의 장점은 단순했기 때문에 세금 징수인이 필요하지 않았다. p63-65

이슬람의 흥망
그들의 성공적인 정복사업은 종교적인 요인뿐 아니라 합리적인 세금 제도에 의해 지원되었다.p99

이슬람 정복자들은 기독교도와 유대인에게 관대한 편이었다. 같은 일신교도요, 성서의 민족들로 간주했던 것이다. p100

새로운 정부를 인정한 아랍인들은 국유지만 접수했다. 국유지가 아닌 개인 토지 소유자들은 세금을 납부함으로써 자유를 얻었다.p101

남아있는 현지 주민들은 항복하기를 원했는데 다만 그들이 제안한 조건으로 항복하기를 원했다. 주민들은 항복조건을 둘러싸고 두 부류로 나누어졌다. 한쪽은 소득에 비례하는 토지세를 내기를 원했고, 부자였던 다른 집단은 금액이 사전에 정해진 고정적인 토지세를 내기 원했다. p106-107
세금이야기, 전태영, 생각의 나무

(종교에서 관용적인 태도를 취했다. 한손에는 칼, 한손에는 코란이라 하여 이슬람을 강요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세금을 적게 내려고 이슬람으로 집단 귀화하는 것을 막았다.)

무슬림들은 피정복민들의 문화나 관습 및 종교 등을 보호해 주는 대가로 그들에게 무슬림들보다 많은 세금만을 요구하였다.

이슬람 정부는 세금 감면을 노리는 대량 개종(이슬람으로)을 막기 위해 오히려 개종금지백서를 발효하여 국가 수입의 증대를 위해 피정복민의 개종보다 공납을 요구했다. 201p
이슬람, 청아출판사, 이희수


중세기의 프랑스
필리프가 개발한 효과적인 세금 징수 방법 중 하나는 신민들에게 군에 복무하라고 종군의무를 요구하고 나서, 이를 면하게 해주는 대신 세금을 내게 하는 것이었다.… 평민들의 경우 군복무의무를 세금으로 대치하기 위해 두 가지 형태의 세금이 생겨났다. 즉 농촌과 중소도시에서는 화로세furnace tax(가옥에 설치된 난방용 화로에 부과된 세금)가, 큰 도시에는 판매세가 생겨난 것이다. p127

근대 이전 영국
잉글랜드 국왕 리차드 2세는 백년전쟁 중 프랑스 침공에 대비한 전쟁 경비의 징수를 의회에 요청했다. 의회는 거지를 제외한 14세 이상의 성인으로부터 4펜스 징수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인두세는 불공평한 것이었다. 부자와 가난한 자들이 같은 세금을 부담했기 때문이다. (1377) p150

의회는 누진적인 인두세를 입안하고자 시도했는데, 공작은 10마르크, 남작은 40실링을 부과하고자 했다. 그러나 상당한 토론 후에 의회는 14세 이상의 남녀 모두에게 구분 없이 1실링의 인두세를 부과하기로 결의했다.…농부들의 세금 부담은 사망세에 의해 더 무거워졌다. 농부가 죽으면 영주는 그가 군역을 필하지 않고 죽었다는 이유로 가장 좋은 짐승을 가져갔고, 성직자는 십일세를 다 내지 않고 죽었다는 이유로 두 번째 좋은 짐승을 가져갔다. 결국 좋은 재산을 뺏기고 난 농부의 가족은 완전히 가난 속으로 빠져들었다. … 마침내 켄트에서 봉기가 일어났다. p151

(영국에서도 누진세 즉, 부자들에게 더 걷으려는 제도는 실패했고, 결국엔 세금에 억눌린 이들에 의해 봉기가 일어났다)

명나라를 위기에 빠뜨린 재정난
1592년에는 일본의 전국시대를 평정한 히데요시가 조선을 침공했고, 조선의 구원요청에 따라 명나라는 조선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1597년에 다시 조선을 침공했고 지휘관이 원균으로 바뀐 조선 수군과 명군은 대패하고 말았다. …1598년 가을에 히데요시가 죽고 오랫동안 지속되던 전쟁은 마침내 끝이 났다.
임진왜란을 명나라에 엄청난 재정적 부담을 안겨주었다. 텅 빈 국고를 보충하기 위해 정부는 높은 세금 인상을 단행했다. …이 세금을 매우 압제적이었기 때문에 제국의 여러 지방에서 반란이 일어났다.p171-172
세금이야기, 전태영, 생각의 나무

출처 : 이광재북북북

2010년 2월 4일 목요일

[정책제도읽기] 문화예술단체와 기부금 세제

기부란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재산을 내놓는 것으로 후원의 전형적인 방법의 하나이다. 세법에서 기부금이란 ‘타인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당해 사업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야 하고 무상으로 제공하여야 하며 그 제공하는 것은 재산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부는 실제로 문화예술단체에 직접 기부하는 방법 이외에도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문예진흥기금을 통하는 방법도 있으며, 후원회를 조직해서 기부하는 방법도 있다. 또 별도의 재단 등에 기부를 하여 기금을 조성하게 하고 이 기금으로 문화예술단체를 지원해 주는 방법도 있다.


세제 개선하면 예술단체 기부가 늘어날까?

기부금과 관련하여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관련 세제이다. 우리나라 예술계에서는 기부금 활성화를 위해 세제 개선을 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하고 요구해 왔다. 그럼 몇 가지만 먼저 생각하고 세제에 대하여 설명하도록 하겠다.

세제를 개선하면 예술단체에 대한 기부가 늘어날 것인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기부에 대하여 동일하게 세법을 적용받지만 모금액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난다. 더 극단적으로, 세제를 개선하면 모든 예술단체에 대한 기부가 공평하게 늘어날 것인가? 아마도 대외적인 인지도가 높고 자체적인 모금활동을 할 수 있는 대규모 단체들에서만 늘어날 것이다.

우리나라 기부금 세제가 잘못되어 있거나 문제가 많은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보다 기부금 세제가 완화되어 있거나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 정도이다. 최소한 예술 분야에 있어서 대부분의 나라는 우리나라보다 엄격하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부를 하지 않는가? 소득에 비하여 아직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10년 전에 비하여 우리나라 기부는 가히 기하급수적인 수준으로 증가해 왔다. 다만 예술단체에 기부하지 않는 것이다.


소득세 법인세의 구조

초등학교 시절부터 배워 왔던 대한민국 국민의 4대 의무(국방, 납세, 교육, 근로) 중의 하나인 납세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라는 대전제를 근거로 한다. 이는 개인에게 뿐만 아니라(소득세), 자연인과 같이 법적으로 인정을 받은 단체(법인)에게도 적용된다(법인세).

일반적으로 개인이든 법인이든 간에 소득에 대한 세금을 계산하는 구조는 같다. 즉 일정 기간 벌어들인 총 소득이 있고, 여기에서 소득에 관계되어 소요된 비용과 공제 부분을 제하고 남은 실제 소득에 세율을 곱하여 납부할 세금을 정한다.

법인의 세무상 소득금액 2억 원 이하에 대하여는 10%의 세율을 적용하고 2억 원이 초과하는 금액에 대하여는 20%의 세율을 적용하여 법인세를 계산한다. 개인소득에 대하여는 6~35%의 세율을 적용하여 소득세를 계산하는데, 소득세와 법인세에 대해서는 지방세인 주민세가 10% 추가된다.

최종적으로 결정된 세액이 이미 납부한 세액보다 많으면 그 차액을 더 납부하여야 하고, 적으면 다시 환수 받게 된다. 세금을 납부·신고하는 시기는, 소득세의 경우 매년 5월말까지 전년도 각종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을 합하여 자진 종합소득신고를 하게 되어 있고, 법인세의 경우 매년 3월말(12월말 결산 기준)에 신고·납부한다. 다만 소득 중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에는 소속된 단체에서 연말정산만 하면 별도의 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게 된다.

사업을 하여 소득이 발생하였거나 법인인 경우에는 세금 계산을 위한 세무 조정의 단계가 필요하다. 법인세 계산 시에는 기업회계 기준에 따라 작성된 재무제표를 인정하되 여기서 산출된 당기순이익을 기초로 세법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회계상 수익에서 비용을 차감하여 계산이 되지만 법인세 계산 시 기준이 되는 각 사업연도 소득은 익금에서 손금을 차감한 금액이다. 그러므로 당기순이익에서 각 사업연도 소득으로 수정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를 세무조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의미가 이제는 확대되어 각 사업연도 소득의 산출뿐만 아니라 이후 절차인 산출세액과 납부할 세액을 계산하는 일련의 절차를 넓은 의미의 세무조정이라고 한다.


기부금은 원칙적으로는 손금불산입

기부금을 주는 쪽이 법인이냐, 개인이냐에 따라 적용하는 세법이 다르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같다. 기부금은 원칙적으로 업무와 관련이 없는 지출이다. 법인세법에서는 업무와 관련이 없는 지출은 손금으로 인정해 주지 않으며, 따라서 기부금은 법인세법상 손금불산입되고 이에 따라 과세표준이 높아져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여야 한다. 하지만 기부금이 대부분 공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정부에서 직접 지원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을 민간이 부담하는 것이므로 법에서 별도로 정한 범위에 해당하는 기부금은 이를 손금으로 인정하고 있다.

손금으로 인정해준다는 표현을 쓰기 때문에 ‘기부를 하면 세금혜택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는 잘못된 생각으로 엄밀히 말하면 혜택이 아니라, 불리하던 것을 불리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직원이 버스를 타고 가도 되는데, 세금혜택이 있으니까 이제부터는 모범택시를 타고 다니라고 하면?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인정되는 비용을 지출하면 당연히 소득금액은 줄어들고, 법인세도 감소한다. 버스비보다는 모범택시비가 더 많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법인세가 줄어든 것을 세금혜택이라고 하는 것과 기부를 하면 세금혜택이 있다고 하는 것이 별반 다른 얘기가 아닌 것이다.


기부금 목적 따라 순금산입 한도 달라

우리나라 세법에서는 공익적인 목적의 기부금을 세 가지로 분류하여, ①국가 등에 대한 기부금(법정기부금), ②조세특례제한법상 특례기부금, ③기부금 중 일정 한도만큼만 인정받는 지정기부금으로 나눈다. 기부금의 종류에 따라 손금산입 한도가 다르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법정기부금은 당해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에서 이월결손금을 차감한 금액의 50%(개인의 경우 100%) 범위 내에서 손금에 산입되며, 이러한 기부금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포함하여 국방헌금, 불우이웃돕기성금 등이 있다.

특례기부금은 조세특례제한법 제73조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소득금액에서 이월결손금을 차감한 금액의 100분의 50을 곱하여 산출한 금액의 범위 안에서 이를 손금에 산입한다.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한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출연하는 금액도 포함되며, 개인이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출연하는 금액은 소득금액에서 이월결손금을 차감한 금액의 100분의 100을 곱하여 산출한 금액의 범위 안에서 이를 손금에 산입한다. 2009년부터는 등록한 박물관·미술관에 박물관자료 또는 미술관자료로 지출하는 기부금도 특례기부금에 포함되었다. 2010년부터는 개인이 문예진흥기금에 기부하는 금액은 법정기부금으로 변경되었다.(한도는 동일함)

지정기부금은 세법에서 정하는 비영리법인(단체를 포함)이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하는 경우와 기타 세법에서 정하는 특수한 경우가 해당된다. 이 지정기부금은 지출한 기부금을 전액 세무상 손금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니고 일정한 한도를 초과할 경우에는 그 한도만큼만 손금으로 인정받는다. 법인세법에서는(법인의 경우) 소득금액의 100분의 5, 소득세법(개인의 경우)에서는 소득금액의 100분의 20(2007년까지는 100분의 10, 2009년까지는 100분의 15) 만큼을 한도로 하고 있다. 기부금을 받는 단체가 지정기부금 해당단체가 되려면 정부로부터 허가 또는 인가를 받고 설립한 비영리문화예술단체이거나 전문예술법인·단체여야 한다. 이외에도 주무관청의 추천을 받아 기획재정부장관이 지정하는 단체의 경우 지정기부금 단체가 된다.

세제 효과 때문에 기부를 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지정기부금 단체가 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단체의 활동이 공익적인 목적으로서 인정받는 것이고 다른 단체와의 차별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보다는 개인 기부 활성화에 관심,단체 투명성 신뢰성 중시

기부금 관련 조세정책의 흐름 속에서 기부금 세제가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개정되고 있으며, 이는 2007년도에 조세정책연구소에서 기부금 활성화에 대해 연구한 결과라고 보인다. 이 보고서의 주요한 방향은 기업보다는 개인 기부 활성화이며, 기부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부를 받는 단체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개인 기부의 한도가 2008년부터 점차 확대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기부금 영수증 발급에 대한 의무도 점차 강화되어 오고 있다. 2008년부터 연간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기부하는 자(기업 포함), 2009년부터는 연간 50만원을 초과하는 자에 대해서는 기부금영수증 발급명세서를 작성하여 5년간 보관하도록 하였으며, 기부금영수증 총 발급건수와 금액 등을 기재한 명세서를 다음 연도 6월 30일까지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더욱 강화되어 금액에 상관없이 모든 기부에 대하여 발급명세서를 작성하고 보관하여야 하며, 기부금 영수증 총 발급건수 및 금액 등을 기재한 명세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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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 김성규는 현재 한미회계법인 대표이사이며, 추계예술대학교 예술경영대학원 겸임교수이다. 다움문화예술기획연구회 이사, 고양문화재단 감사, 예술단체경영연구회 대표 등을 맡고 있으며, 예술경영지원센터 전임컨설턴트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문화예술단체 설립과 관리실무』(2002), 『예술단체의 재원조성과 투자유치』(2004), 『문화예술을 위한 회계와 세무』(2004), 『예술경영 조직론』(2008)이 있다.

출처 : 예술경영

[리뷰] 전문예술법인단체 재원조성 캠프

펀드레이저 역할 더욱 중요해질 것

문화예술 기획경영 아카데미의 일환인 '전문예술법인단체 재원조성 캠프'가 지난 1월 27일(수)부터 29일(금)까지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이번 캠프에는 문화예술진흥법 제7조에 의해 지정된 전문예술법인단체 40개의 재원조성 업무 담당자 40인이 참가하였다. 기부금 세제 효과를 포함한 재원조성의 통념과 개념, 공적재원 변화 전망, 기업과의 파트너십 조성, 기부 현황 등을 주제로 한 강좌와 모금 전략 수립과 실무팁을 제공하는 워크숍으로 구성되었다.


"문화예술단체가 모금을 못하는 것"

첫 강좌 ‘전문예술법인단체와 재원조성’은 김성규 한미회계법인 대표가 맡아 진행하였다. 재원조성 관련 개념들을 정리하고 전문예술법인단체의 기부금 모집과 관련된 내용이 제공되었다. 예술단체의 재원조성은 "재원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단절이 일어나기 때문에 계속 사업을 하기 위한 별도의 재원을 마련하는 행위"이다. 재원조성 방법은 거래의 형태를 기준으로 정산의 개념이 따르는 지원과 후원으로 나뉜다. 후원은 기부, 협찬, 기타 후원(장소제공 등)으로 구분되는데, 기부와 협찬은 대가성, 대상, 금액제한, 모집 행위에 따라 구분될 수 있다.

문화예술 단체들의 경우 재원조성에서 필요한 전략적, 마케팅적 접근법이 부족하다. 특히 전문예술법인은 '기부금품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고 기부금품 공개모집이 허용됨에도 불구하고 기부금 모집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한국의 기부문화는 충분히 성숙했다. 문화예술단체의 기부금 모집 전략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기부금과 기부금 세제의 효과, 기부금 영수증 등에 대한 내용이 제공되었다.


문화마케팅 도입, 기업과의 파트너십 양상 변화

캠프 둘째 날은 2010년 재원별 변화와 전망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첫 강의를 맡은 이충관 한국메세나협의회 A&B팀장은 ‘기업과의 협력 비즈니스’라는 강의에서 기업이 예술에 지원(협력)하는 이유, 기업 문화마케팅의 개념, 기업과 예술의 파트너십 현황과 주요 사례를 제공하였다. 기업이 자선적으로 예술을 후원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가치'를 높이는 문화마케팅 개념이 도입되며 기업과의 파트너십의 양상도 변화하게 된다. 기업은 사회공헌 전략에 더해 마케팅 차별화,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서 또 기업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경영 전략적인 차원에서 문화예술단체에 접근하게 된다.

한국메세나협의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업과 예술의 만남', '중소기업 예술지원 매칭펀드' 사업도 이런 변화에 따라 기업과 예술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업과의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기술, 호감을 주는 프로포절 방안, 좋은 기획서 작성의 기본 원칙, 기업 의사 결정 구조의 변화 등이 강의의 말미를 장식하며 참가자들에게 실용적인 지침이 되었다.


은행가들은 예술을, 예술가들은 돈을 이야기 한다

두 번째 강의는 ‘공적 재원의 변화 전망’으로 양효석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신사업추진단장이 맡았다.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와 공적 지원의 의미(왜 예술을 지원해야 하는가)를 필두로 정부예산과 문화예술분야 재원(문화예술분야 일자리 창출 사업, 광역시도 단위의 지방정부의 예산 포함), 공공기금과 문화예술재원(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금, 국제교류기금, 지역문예진흥기금 등), 문화예술진흥기금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졌다.

2010년도 문화예술위원회 사업체계 개편에 따른 변화내용-책임심의제, 상시심의제, 문화협력관 제도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양효석 단장은 강의 중에 "은행가들은 식사를 하면서 예술을 얘기한다. 재미있는 것은 예술가들은 식사를 하면서 돈에 대해 얘기한다"는 오스카 와일드의 말을 인용했다. “100년, 200년 넘게 예술가들의 핵심 이슈 중 하나는 재원조성이었다. 이제는 재원조성의 전략이 필요한 시기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문화예술단체가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펀드레이징에 나서야 하며, 재정회계를 투명하게 하고 최신 정보의 습득과 정교한 기획, 마케팅의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되었다.


기부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접근

한동우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연구위원(강남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은 ‘기부의 현재와 미래’를 강의했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에서는 짝수해에는 기업 기부를, 홀수해에는 개인 기부를 조사한다. 한동우 교수는 본인이 시행했던 기업 기부(2009년 발표)와 강철희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가 진행했던 개인 기부(2008년 발표)의 현황과 특성을 설명했다.

기업 기부는 경제 위기에도 증가하거나 유지하는 패턴을 보이지만 사회복지 분야에서의 증가가 눈에 띄고 문화진흥 분야에 대한 기부는 2006년 7.8%에서 2008년 5.7%로 줄었다. 하지만, 한 교수는 "한국은 기부 문화가 척박하다"는 통념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종교적 기부, 경조사 기부, 사랑의 리퀘스트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보면 한국의 기부문화는 태고부터 현재까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발달해 있다는 점이 외국 학계에서도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문화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한동우 교수는 “기관 및 단체의 미션을 명확히 하고, 재정 수입 포트폴리오 작성 등 조직/사업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기부 시장에서 문화예술 단체의 인지도를 높이는 등 문화예술분야에서의 기업 기부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술의 사회적 가치 해석하고 기부자에 제공하는 능력 필요

마지막 날에는 기부금(모금) 조성 시 도움이 될 수 있는 실무 팁을 제공하는 워크숍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최영우 (주)도움과나눔 대표가 맡은 ‘기부금 조성 실무워크숍'은 모금명분과 모금상품 디자인, 단체별 핵심 스토리의 개발, 모금 전략과 방법론 등에 대한 강의, 실습으로 진행되었다.

국내외 사회복지, 교육, 의료서비스 분야의 선진화된 모금 방식과 기존 문화예술단체의 모금 방식에 대한 평가도 이루어졌다. 합리적인 기부 관리를 위한 기부표 작성, 기부자 등급을 나누는 방식, 기부자와의 관계 관리, 고액 모금 및 기부클럽 운영 방법, 기업 모금 시 유의 사항, 월정기부 확보를 위한 주요 방법론 등을 소개했다. 기부자 프로파일링에서 기부자를 직접 만나 대화하는 방법까지 역할극과 모의 실습을 통해 익혀볼 수 있는 시간도 가졌다. 현장에서 즉석으로 제공된 클리닉까지 참가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모금클리닉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최영우 대표는 앞으로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펀드레이저의 필요성과 역할은 점점 증대될 것이라며 "모금을 위해 펀드레이저는 단체의 핵심 스토리를 개발하여 모금의 명분을 만들고 예술이 사회적으로 가지는 가치를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기부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 예술경영 김소연 _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원컨설팅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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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김소연은 현재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원컨설팅팀에서 '문화예술 기획경영 아카데미' '지역문화 아카데미' 기획운영을 맡고 있다. 예술단체 국제교류 및 해외진출지원, 해외콘텐츠 조사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문화예술단체를 위한 국제교류 조세제도 해설집』집필에 참여하였다.

2010년 2월 2일 화요일

공익연계 마케팅

선진국선 소비자·기업 ‘동시 나눔’

지난해 12월 1일, 영국 런던 옥스퍼드가의 나이키 타운에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최고의 골잡이 중 한 명인 첼시의 디디에 드로그바를 비롯해 아스널의 안드리 아르샤빈, 첼시의 조 콜과 인터밀란의 마르코 마테라치도 등장했다. 최근 K-리그로 복귀한 풀럼의 설기현의 얼굴도 보였다.

일제히 빨간색 끈을 맨 축구화를 든 이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세계적인 록그룹 ‘U2’의 리드싱어 보노다. 이들은 ‘끈을 묶고 생명을 구하자(Lace up, Save Lives)’고 호소했다. 나이키와 보노가 함께하는 ‘레드(Red)’ 캠페인의 일환이다. 이들을 포함해 나이키의 축구화를 신는 선수들은 남아공 월드컵 전까지 캠페인 홍보를 위해 빨간색 끈을 매고 경기에 나선다. 나이키 매장에서는 ‘레드’ 축구화 끈을 판다. 판매를 통해 얻어진 수익은 전액 아프리카 에이즈 퇴치 기금으로 사용된다. 코트디부아르 출신인 드로그바는 “40센트의 알약 두 알이면 에이즈로 죽어 가는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선진국에선 공익연계 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이 대세다. 기업의 사회 공헌이 일회성으로 기부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함께 하는 상생 행사로 자리 잡은 것이다.


2006년 1월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록그룹 U2의 리드싱어 보노가 ‘레드’ 캠페인 출범을 발표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표적인 것은 보노가 2006년 출범시킨 ‘레드’다. 애플은 ‘레드’ 브랜드를 단 아이팟 나노 한 대가 팔릴 때 10달러를 기부하고, 의류업체인 갭은 해당 제품 판매 이익의 50%를 내놓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해당 카드 사용액의 1%를 기부한다.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레드’ 카드를 사용해 커피를 구매할 때 컵당 5센트를 기부한다. 레드를 알리는 데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TV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 같은 유명 인사들도 발벗고 나섰다. 지금까지 약 1억3000만 달러(약 1500억원)를 모았다.

세계적인 화장품 업체들은 유방암 예방 프로젝트인 ‘핑크 리본’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에이본·에스티로더·클리니크·OPI 등은 분홍색 리본을 단 제품이 팔릴 때마다 수익의 일정액을 유방암을 위한 연구 프로젝트에 기부하고 있다.

글로벌 소비재 거인 P&G는 올해로 4년째 ‘파상풍 백신으로 생명 살리기’ 로고가 붙은 브랜드 제품 한 개가 팔릴 때마다 유니세프에 파상풍 백신 한 개씩을 기증하고 있다. 신발 브랜드 ‘톰즈’는 온라인에서 신발 한 켤레가 팔릴 때마다 추가 한 켤레를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기부한다. 2012년까지 100만 켤레를 기증한다는 계획이다.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는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램프 ‘선낸 LED’를 팔고 있다. 선낸 LED 한 개가 팔릴 때마다 이케아가 추가로 한 개를 유니세프에 기증해 전기 없는 난민촌이나 오지 마을에 보낸다. 디즈니도 미주 지역에서 봉사단체 핸즈온의 인증을 받은 자원봉사 확인서를 내면 디즈니랜드와 월트디즈니 월드의 하루 자유 이용권을 주는 캠페인을 이달에 시작했다. 호텔 체인 ‘세이지 호스피탈리티’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52개 호텔의 방값을 8시간 이상 자원봉사를 한 고객에게 깎아 주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김재문 연구위원은 “성공한 공익연계 마케팅을 조사해 보면 잘 팔리는 주력 상품에 공익을 추가하고, 추구하는 공익이 기업의 이미지와 잘 맞는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공익연계 마케팅의 성공은 똑똑한 소비자가 있기에 가능하다. 영국 조사기관 ‘트렌드와칭’은 2010년을 전망한 보고서에서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자동적으로 기부와 자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을 ‘G세대(Generation G)’로 부른다. G는 Generosity(자선)의 첫 글자를 땄다.

출처 : 중앙일보 최지영 기자

웃지못할 기사

졸업생이 대학도서관 쓰려면 100만원 기부하라?
전국 37개 대학 '졸업생 도서 대출 제도' 조사해 봤더니

3명 중 2명이 백수다. 취업정보업체 <커리어>는 지난 6일 2009년 2월과 8월 졸업자 993명 중 65%가 미취업 상태라고 발표했다. 청년 실업률은 8.1%다. 통계청이 지난 13일 발표한 자료에서다. 1년 전에 비해 0.9%가 오른 수치다. 이제 대학가를 맴도는 취업준비생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몇 주 뒤에는 2010년 2월 졸업생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이들에게 대학은 얼마나 열려 있을까?

전국 37개 주요 대학의 '졸업생 도서대출 제도'를 조사한 결과 많은 대학이 졸업생 도서 대출에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1월 현재 졸업생에게 대출을 허용 하지 않는 대학은 고려대, 건국대, 서울산업대, 서울시립대, 숭실대, 카이스트, 포스텍으로 모두 7곳이다. 졸업생 대출 제도가 있지만 유명무실한 경우도 많았다.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등 유명 사립대학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 졸업생 도서대출 제도 현황 전국 37개 대학 졸업생 대출 제도 현황. 전화조사를 중심으로 대학도서관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했다.
ⓒ 이태윤 졸업생도서대출


무료부터 100만원까지 이용요금 천차만별

일부 대학은 유료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중앙대학교는 학교 발전기금 명목으로 100만원을 기부한 경우에만 대출이 가능하다. 연세대학교는 동문회비로 30만원을 낸 졸업생에게만 대출을 허용하고 있다. 서울대는 연회비로 10만원을 납부해야 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예치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도서 대출이 쉽지 않은 학교도 있다. 한양대는 예치금과 연회비 명목으로 33만원을 납부해야 도서 대출이 가능하다. 서강대는 23만원, 이화여대는 20만원이 필요하다. 예치금은 대학에 따라 최대 11배까지 차이가 난다.

한양대학교 총학생회장 유예슬(23)씨는 "상식적으로 33만원을 내고 도서 대출을 받을 사람은 없다. 4년 동안 등록금을 내고 다닌 학교인데 졸업했다고 대출이 안 되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재학 중인 김경희(23)씨는 "20만원이라는 금액은 미취업 대졸자에겐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예치금이기는 하지만 다른 학교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졸업생 도서관 이용자수 증가 추세

학교에 따라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에서는 도서관리 문제, 장서수 부족, 재학생의 피해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고려대 학술정보열람부 김효원 과장은 "졸업생 도서 대출은 관리가 어렵다. 예치금 제도를 운영해도 고가의 희귀본을 가져가는 등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대출하지 않아도 밤10시까지 열람이 가능하다. 졸업생에게 대출을 허용한다 해도 얼마나 이용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설명은 좀 다르다. 김하나(25)씨는 2008년에 숭실대학교를 졸업했다. 현재 취업준비중이다. 그녀는 "대학을 나온다고 바로 취업이 되는 건 아니다. 졸업 후 일정 기간은 학교 도서관을 통해 도서 대출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대학교 건축학과 5학년에 재학 중인 송지원(27)씨도 "전공 서적의 경우 동네 도서관에서는 구해보기 어렵다. 시공건축 분야는 졸업하고 취업이 안 되면 계속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졸업생 도서 대출을 허용중인 대학에서는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아주대는 2009년 3월 1일부터 현재까지 졸업생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7.6%에 달한다. 전체 대출 도서 23만권 중 약 1만7000권으로 적지 않은 숫자다. 익명을 요구한 숙명여대 학생정보서비스팀 관계자는 "공무원시험, 전문자격증 취득, 재취업 등을 위해 학교를 찾는 졸업생이 많다"고 밝혔다.


실제 연체·분실 비율 높지 않아

예치금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서강대학교 열람서비스팀 박훈복 과장은 현재 예치금이 결코 비싼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20만원은 고가의 외국 도서 기준으로 책정된 금액이다. 장기연체나 분실 시 졸업생에게 연락 가능한 방법은 전화나 이메일 정도다. 재학생에 비해 관리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단국대학교 학술정보봉사과 관계자는 "2008년 8월부터 졸업생 대출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연체·분실한 경우는 거의 없다"며 "예치금을 3만원만 받고 있지만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아주대학교 사서는 "실제로 장기 연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27일 현재 30일 이상 장기연체자는 5명이다. 하지만 졸업생도 우리 학교 학생이기 때문에 조건 없이 도서 대출을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99년부터 졸업생에게도 무료로 도서관을 개방한 아주대는 장기연체 시 증명서류 발급을 정지시키는 등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도서 관리 문제 해결을 위해 독특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대학도 있다. 홍익대학교의 경우 예치금 제도와 재학생 보증 제도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예치금은 20만원으로 비싼 편이다. 하지만 재학생이 졸업생의 보증을 설 경우 무료로 대출이 가능하다. 한동대는 교수나 교직원이 보증을 설 경우 무료로 도서 대출을 허용하고 있다.


졸업생 도서대출 제도 개선 필요

졸업생 도서 대출 제도는 도서관 보유 장서수와는 얼마나 연관이 있을까. 대학정보공시사이트인 대학알리미의 2009년 대학 도서관 현황을 분석해봤다. 2004년부터 조건 없이 졸업생 도서대출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경희대는 62.3권으로 37개 대학 중 21위였다. 상대적으로 도서관 여건이 좋은 학교가 오히려 졸업생 복지에는 인색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 했다.



▲ 도서관 운영 현황 대학알리미 2009년 자료
ⓒ 이태윤 졸업생도서대출


이에 대해 연세대 학술정보원 허영석 차장은 "학생 수 대비 장서량으로 일반화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도서 대출은 재학생을 위한 서비스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장 도서 수와 관계없이 대출이 많은 책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재학생과 졸업생이 경쟁하는 상황이 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희대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재학생이 불만을 제기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현실을 고려한 합리적인 대안이 필요 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해 2월 졸업생 도서 대출이 안 되는 대학의 경영학과를 졸업한 최익구(27)씨는 "재학생을 먼저 배려해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동감한다. 하지만 재학생들도 언젠가는 졸업생이 된다. 졸업생 대출을 무조건 반대할 이유는 없다"며 "재학생에 비해 적은 권수를 짧게 빌려주고, 연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박거용 소장은 "현재 제도는 졸업생은 물론 지역주민에게도 무료로 도서관을 개방하는 외국과는 거리감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졸업생에 대한 도서 대출 제약이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졸업생이 대학도서관 쓰려면 100만원 기부하라? - 오마이뉴스
10.01.29 16:49 ㅣ최종 업데이트 10.01.29 16:49 이태윤 (starvedwolf)

2010년 1월 27일 수요일

영국·프랑스의 활발한 기부문화

영국·프랑스의 활발한 기부문화



△ 프랑스 파리 시민들의 휴식처로 유명한 센강변에 있는 앙드레 시트로앵 시민공원은 1992년 프랑스 재벌 앙드레 시트로앵의 기부로 만들어졌다.




유럽의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나라가 영국이다. 중세시대 이후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보여준 이 나라 귀족들의 솔선수범 자세는 별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56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대표적인 귀족학교 이튼스쿨. 이튼에 있는 사립중등학교인 이 학교는 웬만한 배경과 재력을 갖춘 집안의 자제가 아니고서는 입학할 수 없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학교는 학교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무덤'으로 불린다. 바로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전쟁에 나섰다 숨진 졸업생들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대학인 옥스퍼드대학 교정에는 수㎞에 이르는 기념비가 있다. 졸업생들의 이름 등이 새겨진 이 기념비들의 행렬은 바로 세계대전 등에 참전했다가 숨진 이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기록을 담은 것이다. 영국의 이런 노블레스 오블리제 전통은 오늘날에 `사회 기부와 봉사' 등 다양한 행태로 면면히 살아 있다.

지난해 12월11일 런던 트래펄가 광장. 이 광장 뒤편에 있는 국립미술관의 전시관인 `세인스베리관'은 영국에서는 드물게 보는 신축건물이었다. 기존의 고풍스런 전시관들과는 달리 현대식으로 지어져, 미술관 전체 구조와 분위기를 전혀 딴판으로 만들고 있었다.

이 건물은 영국 재계 10위권의 제이 세인스베리 그룹을 소유하고 있는 세인스베리 가문이 `사회에서 번 돈은 사회를 위해 쓴다'는 전통에 따라 1991년 국가에 기증한 것으로, 영국 정부는 고마움의 뜻으로 건물에 가문의 이름을 붙였다.

미술관 홍보를 맡고 있는 로라 화이트(29)는 “미술관 운영에 세인스베리 가문은 관여할 수 없고, 새로운 기획전시를 할 때마다 첫날 입장할 수 있는 것말고는 이 가문에 주어지는 특권도 없다”고 설명했다.

세인스베리 가문은 1869년부터 기업을 세워 운영해왔으나, 1998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창업자인 존 제임스 세인스베리의 증손자 데이비드 세인스베리(61) 회장을 끝으로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그러나 제이 세인스베리 그룹은 지난 5년간 영국 각급 학교에 학습 기자재 구입을 위해 470여억원을 기부하는 등 세인스베리 가문이 직접 운영할 때의 경영방침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

귀족을 중심으로 한 영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제 전통을 `명예혁명'과 연관지어 해석하는 학자들도 있다. 명예혁명으로 귀족가문의 명맥이 유지되면서 귀족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제는 반대급부적 성격을 갖는 `의무'로 정착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영국과 폭 35.4㎞밖에 안되는 도버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는 프랑스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제' 문화가 기업이나 성공한 개인의 덕목으로 강조된다는 점에서 영국과는 약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대혁명으로 전통적인 귀족계급이 몰락하면서 그 자리를 차지한 자본가계급이 활발하게 `사회환원' 차원의 기부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프랑스에서는 이들 기업인의 이름을 붙인 공공시설들이 유난히 많다.

지난해 12월13일 찾아간 파리시 서쪽 센강변 16만㎡ 넓이의 시트로앵 시민공원. 많은 파리시민들의 휴식처로 유명한 이 공원은 바로 프랑스 재벌 앙드레 시트로앵의 기부로 만들어졌다. 92년 시트로앵 자동차사의 앙드레 시트로앵 회장이 공장을 옮기면서 그 자리에 공원을 세운 것이다.

파리시 소속 공원관리인은 “요즘은 추운 날씨 때문에 찾는 사람들이 별로 없지만, 봄부터 가을까지는 매일 수천명의 파리 시민과 관광객이 오기 때문에 10여명의 공원 안내원들까지 배치된다”고 말했다.

시트로앵에 뒤질세라 프랭탕그룹의 프랑수아 피노 회장도 시민들을 위한 미술관과 공원을 만들기 위해 센강의 세갱섬에 있는 3만여㎡ 넓이의 르노자동차 공장터를 사들여 올해부터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10년 뒤 공원이 완성되면 이곳 역시 프랑수아 피노 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시민들에게 제공된다. 파리시 관계자는 “프랑스에는 후원자나 기증자의 이름을 딴 작은 공원과 건물들이 거의 모든 마을마다 있을 만큼 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정치인들에게 요구되는 노블레스 오블리제는 기업인의 그것과는 약간 다르다. 바로 청렴성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프랑스 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꼽는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프랑스 경제재무장관은 우리로 치면 비리에 연루돼 중도 하차한 정치인이다. 그는 97년 프랑스 경제를 되살릴 인물로 기대를 모으며 장관직에 올랐지만 보험회사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되자, 99년 11월 “소신껏 일할 수 없다”며 스스로 물러났다. 그 뒤 그는 재판을 통해 자신의 결백을 증명했다.

고급관료 양성학교인 프랑스 국립행정학교 학생 드로스 니콜라(25)는 “사회 지도자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고의 공공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스트로스칸은 국민들을 위해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알고, 자신의 위치에 맞는 책임감과 청렴성을 겸비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영국과 프랑스의 `노블레스 오블리제' 전통이 요즘 들어서는 이들 사회에 만연한 개인주의의 도전에 직면해 서서히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핵심인 이웃에 대한 배려와 봉사정신이 약화되는 조짐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탓이다.

이 때문에 영국은 올해부터 중·고등학교 교과과목에 `시민정신'을 포함시켜 의무적으로 가르치도록 했다. 프랑스도 초등학교 교과서에 `주위에 어려운 친구가 있으면 도와줘야 한다'는 내용을 강조하는 등 사회봉사의 덕목을 가르치고 있다. 시민정신의 회복만이 이런 전통을 살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런던·파리/최상원 기자csw@hani.co.kr






런던 '귀족의 거리' 팔멜 10여개 클럽 자선활동 앞장


△ 영국 런던의 `펠멜' 거리. 깃발이 나부끼는 건물이 `옥스퍼드-케임브리지 대학 클럽' 건물이다.


영국 런던에는 펠멜이라고 불리는 거리가 있다. 트래펄가 광장과 세인트 제임스궁을 잇는 200여m의 거리다. 이 거리는 17세기 중반 당시 귀족들이 `펠멜'이라고 부르던 크리켓 경기를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거리는 `귀족의 거리'로 더 유명하다. 길 양쪽에 늘어선 건물마다 각종 클럽이 빼곡이 들어서 있다.

예전에 귀족들은 넓은 정원을 갖춘 클럽 건물 안에서 자신들만의 문화를 즐겨 왔다. 1872년 쥘 베른이 발표한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가 친구들과 80일 만의 세계일주 내기를 건 곳도 바로 펠멜에 있는 `혁신클럽'이다. 즉석에서 우리 돈 약 3600만원에 해당하는 내기를 걸고 세계일주를 떠날 수 있다는 것은 경제력과 시간적 여유를 갖춘 귀족이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오늘날에는 10여개의 클럽밖에 남지 않았지만 펠멜은 여전히 영국 귀족문화의 중심지 구실을 하고 있다. 또 이 주변에는 `영국 신사'의 품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고급 모자, 우산, 시가 등을 파는 상점들이 여전히 번창하고 있다.

펠멜의 귀족들이 클럽에서 하는 활동은 회원끼리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회의를 하고, 책을 보거나 운동을 하는 것 등이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영국의 자존심을 지키는 구심점 노릇을 하면서 동시에 활발한 사회봉사 활동을 벌이는 등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옥스퍼드대학과 케임브리지대학의 졸업생들로 구성된 `옥스퍼드-케임브리지 대학 클럽'은 이곳에 본부를 두고 서울 등 세계 36개국 141개 지부를 관리하고 있다. 이 클럽은 특히 본부 회원 수를 3000명으로 엄격히 제한하면서, 전세계에 퍼져 있는 동문들을 통해 자선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클럽의 관리인 제임스 스튜어트(51)는 “모든 클럽의 회원이 갈수록 노령화해 과연 언제까지 펠멜이 클럽 문화의 중심지 구실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그래도 펠멜은 영국인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구실을 해왔고 앞으로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최상원 기자




정직과 책임 필수, 교육이 가장 중요


장 샤를르 땅레르(46) 프랑스 개혁교회 부총회장은 프랑스에서 종파를 넘어 존경받는 인물이다. 그는 프랑스 사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제에 대해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 정도로 이해하면 맞을 것”이라며 “자기 스스로 권한보다 의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행동한다면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프랑스 사회 지도층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다고 보나.
= 프랑스에서도 정·관계 인사들이나 기업인의 비리가 가끔씩 언론에 보도되지만 그것은 매우 특별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프랑스의 지도층들을 신뢰하고 있다. 프랑스의 지도층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방식은 나름대로 다르지만, 정직하고 강한 책임감의 틀 안에서 행동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까지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거론하는 사람을 보지는 못했다.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자리잡고 있어 일부러 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지도자를 가질 수 있는가.
=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다. 우리가 원하는 사회의 모습이 분명하다면 우리가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할지도 분명해질 것이다. 이러한 목표지향적인 교육 속에서 그 사회의 참된 지도자가 길러지는 것이다. 소외되고 약한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봉사와 희생정신을 갖춘 지도자는 결국 가정과 학교의 교육을 통해 길러질 수밖에 없다. 또 내 스스로 지도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선거 등을 통해 올바른 지도자를 골라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 역시 교육에 의해 가능할 것이다.

―한국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실현될 수 있다고 보는가.
= 단정하기 어렵다. 정치나 경제, 학문, 종교 등 어느 한 부분만 나아진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모든 분야가 함께 나아져야 하는데 이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늘 어제보다 오늘이 나았다는 점이 역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희망은 있다고 확신한다. 파리/최상원 기자csw@hani.co.kr


작성일 20020107
출처 한겨레

2010년 1월 9일 토요일

‘어떻게’에서 ‘누가’로 … 치솟는 모금 전문가 몸값


‘펀드레이저’잡기에 나선 미 대학가

기부금을 한 푼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 대학의 치열한 ‘기부자 찾기’ 경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동문에게 발전기금을 모으거나 CEO 출신 총장을 영입하는 등 방법도 다양하다.
미국 대학가는 어떨까. 사정은 우리와 비슷하다. 미국 대학은 오래 전부터 운영수입 중 상당 부분을 기부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지난 2006~2007년 기부금 수입 상위권을 차지한 주립대 10곳 중 1위는 캘리포니아대(로스앤젤레스)로 금액은 364.8 밀리언달러(약 3천600억 원)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어떻게 기부금을 모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동시에 ‘어떤 모금 전문가(fund raiser)를 고용할 것인가’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인다는 사실이다. 주정부 지원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유능한 모금 전문가를 고용하지 않는 곳은 기부금 모금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어느 때보다 높다. 미국 고등교육 전문지 <크로니클 오브 하이어에듀케이션> 최근호는 훌륭한 모금 전문가를 찾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캘리포니아대 얼바인캠퍼스(UC Irvine) 사례를 소개했다.

기부금 유치 경쟁에 ‘적임자 찾기’ 경쟁도 후끈


크로니클에 따르면 토머스 미첼(Thomas J. Mitchell) UC 얼바인 부총장은 기부금 확대를 위한 두 가지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하나는 학교 기부금을 10억 원까지 모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러한 돈을 벌어올 수 있는 모금 전문가를 육성하는 일이다.


얼바인은 최근 모금 전문가를 유치하기 위해 ‘경력 관리 프로그램(talent-management program)’을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모금 전문가들의 실적과 경력을 관리하고 그들이 일을 통해 얻는 만족도를 정기적으로 조사한다. 미첼 부총장은 “모금 전문가들이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자세와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리 학교를 완전히 이해하는 사람을 고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대학이 얼바인이 벌이고 있는 캠페인의 뒤를 잇고 있다. 크로니클은 “존스홉킨즈대는 얼바인과 비슷한 실험에 동참해 다른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주식 투자자나 공인중개인을 모금 전문가로 고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부금을 모으는데 앞서 훌륭한 모금 전문가를 스카우트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기부금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제한된 인력에 비해 이들을 필요로 하는 대학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서던캘리포니아대의 경우 비슷한 지역에 대학이 밀집해 있어 기금모금 활동을 하기에 적합한 직원을 고용하는 일이 어렵다고 한다.


얼바인은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다. 얼바인은 현재 발전기금 모금 부서에 35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데, 5명을 추가로 고용할 생각이다. 얼바인대는 “총장이 모금 전문가를 유치하는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학교 지원도 후한 편이다. 또한 모금 전문가들이 일하기에도 얼바인은 매력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얼바인은 꼼꼼하고 세밀한 업무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모금 전문가로 적합하다고 평가한다. 인성테스트가 필요한 이유다. “훌륭한 모금 전문가는 사교적인 성격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크리스티 케이츠(Christy Cates) 기금모금부서장은 설명했다. 프로그램을 제대로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조직 친화적인 사람을 스카우트 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얼바인은 다양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파밀라 밀러(Pamela Miller)는 1년 전 포틀랜드 주립대에서 얼바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한달에 7~8번 정도 다른 대학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그는 그럴 때마다 “얼바인에서 전문적인 업무방식이 인정을 받고 있다”며 남아 있겠다는 뜻을 전한다. 그러나 얼바인에서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더 나은 급여와 조건을 위해 학교를 옮긴다.


이러한 노력으로 얼바인 기부금 수입은 소규모 대학 사이에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기부금 수익이 2002년 3백56억 원을 기록한 반면 지난해는 1천3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학교 전체 수입 중 9%를 차지하는데, 2002년 3%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모금 전문가 이직률은 한 해 평균 25%지만 2008년 현재 10%까지 내려갔다.


모금 전문가를 유치하기 위한 얼바인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얼바인은 최근 모금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135명의 업적 평가 순위를 기록했다. 개인당 기금모금 성과는 물론 동료와의 관계, 상벌 기록 등이 평가 대상이다. 이들을 우수한 인재(high performers), 잠재력이 있는 인재(high potentials), 꾸준히 노력하는 인재(consistent performers)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이에 따라 급여에 차등을 둔다.


얼바인은 현재 모금 전문가 육성을 위한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학교 현황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비롯해 기부자에게 학교 발전 전략을 어떻게 홍보할 것인지, 기부자와 어떻게 긴밀한 관계를 맺을 것인지 등을 교육할 계획이다. 커리어맵을 통해 학교는 직원들이 요구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직원들은 유능한 모금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점검한다.

우수한 인재 발굴을 위해


얼바인의 노력은 직원 개개인의 성과로 돌아온다. 재커리 스미스(Zachary Smith)는 18개월 전 네바다대(라스베가스)에서 얼바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직장을 옮긴 뒤 기부금 모금보다 다른 모금 전문가를 채용하는 일에 활동의 초점을 맞췄다. 그는 모금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정기세미나 혹은 컨퍼런스를 돌며 적임자를 물색했다. 그 결과 1년 전 UCLA 법과대학 발전기금 팀에서 일하던 직원 한 명을 ‘있는 지조차 몰랐던 학교’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UCLA는 발전기금 모금 순위에서 상위권에 위치한 대학이다. 물론 전제조건이 있다. 학교 측에서도 이들을 데려오기 위해서라면 거금을 지불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몇 년 사이 국내 대학에서도 기부금 모금 열풍이 불고 있다. 기부금 수입은 총장이 대학 운영을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그러나 기부금을 모으는데 앞서 기부금을 모으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한된 인력구조로는 틀에 박힌 형식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대학에 얼바인은 좋은 참고사례가 될 듯하다.

출처 : 교수신문
2008년 08월 25일 (월) 17:11:08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미국발 펀드레이저, 한국 연착륙 가능할까

미국의 유수 대학들은 발전기금 모금 부서에 모금 관련 전문 인력만 수십명씩 배치하면서 기부금 모금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모금 전문가(fund raiser)는 지난해 미국 주간지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선정한 유망직종부문에서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이들에 대한 미국 대학들의 관심은 뜨겁다.

“모금 전문가 고용보다 자체 직원 전문화”


미국에서 활동하는 모금 전문가들은 주로 고액의 연봉을 받고 수백억 원에 이르는 발전기금을 유치하기도 한다. 국내 대학의 사정은 어떨까. “발전기금 조성사업은 주로 대외협력처에서 담당하고, 직원들이 기획과 마케팅을 비롯한 기금 관련 업무를 기존 업무와 함께 담당하다보니 인력난이 심각하다.” 김남훈 한양대 대외협력처 팀장은 담당인력 확충과 전문화를 첫 손에 꼽았다. 모금 전문가 국내 도입에 대해 이무석 전국대학발전기금협의회 회장(영남대 발전협력팀)은 “대부분의 대학들은 모금 전문가에 대한 고용계획을 접고, 자체 직원을 전문화시키고 있는 추세”라고 진단한다. 국내 대학들의 현실적 고민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어느 독지가가 쾌척한 거액의 장학금 출연 소식 이면에 “역시 믿을 구석은 동문밖에 없다”는 말이 나돈다.

그렇다고 사회적으로 명망 높은 동문들에게 무작정 기대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최근에는 대학마다 특수대학원을 운영하면서 영향력 있는 학생들에게 기부금을 많은 부분 의존하는데, 동문들이 이리저리 적을 두니까 한 대학의 동문을 두고 여러 대학이 기부유치 쟁탈전을 벌일 때도 있다”고 김 팀장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동문을 대상으로 거액의 기부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기부층을 다양화한 상품들이 봇물을 이룬다. 기부층을 확대하고 소액기부(1천원~1만원)를 활성화하기 위한 ‘사이버머니’나 ‘등록금 한 학기 더 내기 운동’ 등은 예상 밖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동문 네트워크 관리에 초점


한양대의 경우 단과대학별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공대는 경제인 동문을 중심으로 실험실이나 연구장비 지원사업을, 법대는 고시원 확장사업을 컨셉트로 사업을 진행하는 식이다. 한양대는 또 전체 동문을 대상으로 매달 ‘한양미래전략포럼’이라는 조찬모임을 열고 모금 사업의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발전기금 유치에 들어간 대학들은 기존에 투자와 기부금 유치 업무를 담당하던 대외협력 부총장제를 신설하고, 대외협력처의 조직을 확대·개편하는 등 기금 조성을 본격화하고 있는 추세다. 대학마다 발전기금 사업을 브랜드화해 친근감을 유도한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의례히 발전기금 코너를 ‘목이 좋은’ 자리에 노출시키고 있다. 여기에는 기부금에 관한 △약정 △종류 △사용처 △예우(혜택) △신규사업안 등을 상세히 안내한다.


대외협력처 직원들 사이에서는 발전기금을 흔히 ‘기부상품’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대학마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고민이 치열하다. 대학들은 기부상품의 고객(?)을 △기업체 △동문 △기타(개인)로 구분해 ‘맞춤형 전략’을 구사한다. 최근 서울대도 기업체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계약학과’를 도입했고, 성균관대와 한양대 등은 산학협력이 기부로 이어질 수 있게끔 협력업체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있다. 기부자가 사망한 뒤 보험금 기부를 위해 ‘기부보험’이나 ‘기부펀드’ 등 다채로운 상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대학들의 발전기금 조성사업은 주로 동문 네트워크를 활용해 ‘소액 기부’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업체의 고액 기부도 수도권 일부 대학에 편중돼 있어 대부분 대학들은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발전기금 모금 방식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달 31일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담긴, 대학기부금 세액공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출처 : 교수신문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2008년 08월 25일 (월) 17:12:43